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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설] 여성의 정치 대표성 신장할 때다

중앙일보 2011.11.29 00:00 종합 29면 지면보기
최금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50%가 여성이다. 하지만 국회 전체 의원 중 여성은 15.1%에 불과하다. 여야 모두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 선정에서 얼마나 남성 중심으로 공천이 이루어졌는지에 대한 방증이다. 이 같은 낮은 여성 비율 때문에 세계경제포럼(WEF)은 2011년 한국의 여성지수가 135개국 중 107위라고 밝혔다.



 “더 많은 여성이 수준 높은 교육을 받고, 세계 무대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은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임기 2기의 우선 과제 중 하나로 여성 지위 향상을 꼽았다. 국제사회가 여성의 사회적 대표성 제고와 지위 향상을 화두로 삼고 있는 가운데 정부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관리직 여성 임용 목표제, 여성 교수 임용 목표제 등을 추진하고 있다. ‘남녀 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경력단절 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법’ 등을 통해 여성의 사회·경제적 부문 참여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회 각계에 진출하려는 여성의 진입 장벽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여성 국회의원의 낮은 비율뿐 아니라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여성 당선자는 광역의원(14.8%), 기초의원(21.6%), 기초자치단체장(2.6%) 등에서 저조한 실적을 나타냈다. 여성의 지위 향상과 사회적 인식 제고의 실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성 의원 비율 및 공공부문의 여성 고위직 확대를 통해 여성의 사회·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여성 대표성이 지속적으로 확대되려면 성별할당제를 법제화해야 한다.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현재 각 정당 당헌·당규에 맡긴 지역구 공천에서 최소 30% 여성 할당제를 규정해야 한다. 또 각 정당 공천심사위원회의 50%는 여성 의원이 참여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클라우스 슈밥 WEF 회장은 “세계가 (여성이라는) 잠재력의 보고를 무시해 성장할 수 있는 커다란 기회를 잃어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과 정부는 물론 여성의 진입을 아직도 껄끄럽게 생각하는 사회 각계가 귀담아들어야 할 대목이다.



최금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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