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여권 헤쳐모이기 … 한나라당 내부서 신당론 터졌다

중앙일보 2011.11.26 02:07 종합 6면 지면보기
‘신당론’이 쏟아진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 등이 추진하는 ‘야권통합신당’, 법륜 스님의 ‘안철수 신당’, 박세일 서울대 교수의 ‘중도신당’에 이어 여당인 한나라당에서도 25일 신당론이 제기됐다. 초선 의원 모임 ‘민본 21’ 소속의 권영진 의원에 의해서다. 권 의원은 이날 YTN 대담프로에 출연해 “한나라당은 (해체하고) 국민 통합 중도개혁신당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틀 내에서 모양 좀 바꾸고 공천 물갈이하는 수준으론 (총선에서 이기기에) 이미 때가 늦었다”는 것이다. “신당으로 헤쳐 모이자”는 주장은 한나라당 내에서 권 의원이 처음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정치권 신당론 봇물

 그는 친이명박계·친박근혜계와 두루 가까운 중립 의원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때 정무부시장을 지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은 공천 못 받을 생각을 해야 하고 대권 주자도 기득권에 연연해선 새로운 정당의 길을 갈 수 없다”며 “기존 정당이 자기 혁신을 통해 변할 수 없다면 한나라당도 새로운 세력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게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해 좋은 길”이라고도 했다.



 권 의원이 밝힌 신당 창당 방식에 대해선 2000년 ‘새천년민주당’ 창당 모델이 거론된다. 당시 여당이던 국민회의는 총선을 앞두고 일부 의원이 선도 탈당한 뒤 외부세력과 합쳐 당 바깥에 창당준비위원회를 신설하면서 신당 창당 수순을 밟았고, 국민회의는 허물었다.



 이런 모델에 따라 여권 신당에 참여시킬 ‘외부세력’과 관련해 권 의원은 “한나라당을 중심으로 법륜 스님, 안철수·박세일 교수와 함께 신당을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YTN 대담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다. 그는 “민주당에서도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국민 통합을 위해 함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 의원은 한나라당 안에 신당론에 공감할 세력이 상당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지금의 한나라당으론 내년 대선이 어렵기 때문에 안철수든, 박세일이든 중도보수가 다 합칠 수 있는 신당이 필요하다는 데 생각이 같다”고 동조했다. 김문수 경기지사도 최근 한나라당 50%, 외부세력 50%가 참여하는 ‘비상국민회의’ 신설을 주장하면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영입을 위해 박 전 대표가 기득권을 포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나라당의 최대 주주인 박근혜 전 대표 측은 신당론에 대해 시선이 엇갈렸다. 친박계 한 의원은 “친이계가 쇄신을 하자며 신당 카드를 꺼낸 건 결국 분당(分黨)하자는 얘기”라며 반발했다. 하지만 다른 핵심 인사는 “권 의원에 신당론은 당이 이대로는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한 만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 분출하는 신당론에 대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기자간담회를 열어 “스님은 법당, 신부는 성당, 목사는 예배당에 있어야 한다”(법륜 신당), “거창하지만 황당한 생각”(박세일 신당)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총선 후 박 전 대표와 ‘보수 대연합’이 가능한가”라는 물음에는 “가장 위험한 질문”이라며 “지금 대답할 수 없다”고 했다.



정효식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