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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의 금요일 새벽 4시] 카발리 어르신, 당신의 매력 인정합니다

중앙일보 2011.11.26 01:30 주말섹션 14면 지면보기
◆고백합니다. 로베르토 카발리를 만나러 갔을 때 먼저 눈에 들어온 건 그 옆에 서 있던 홍보 담당자였습니다. 젊고 잘생기고, 게다가 활짝 웃어주기까지 한 이탈리아 남자였으니까요. 한데 막상 인터뷰에선 ‘적’이 됐습니다. 분명 45분간의 만남을 보장받고 느긋하게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20분쯤 지나자 딴소리를 하는 겁니다. 다음 인터뷰가 또 있다면서 다짜고짜 마무리를 요구합니다. 당황도 했고, 울컥 화도 났습니다. 남아 있는 질문이 열 개도 넘는데 어쩌란 말인가 싶었죠. 그때 카발리가 중재에 나섰습니다. 다시 첫 인사 때처럼 두 손으로 제 손을 감싸더니 “우리는 나눌 얘기도, 시간도 많다. 걱정 마라”라면서 다독입니다. 그제야 저도 한발 물러서 10분을 더 하는 것으로 합의를 봤죠. 인터뷰를 끝내며 새삼 그의 말이 실감 났습니다. “나는 젊은 남자들보다 매력적이다. 그들은 어떻게 정중해야 할지, 여자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른다”던 주장이 꼭 근거 없는 자신감은 아니더라고요. 카발리 어르신! 당신의 매력지수, 인정합니다! - 이도은



◆‘딱 10년!’ 제가 주변 사람들에게 강조하는 시간입니다.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고,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하는 것도 그만큼 중요합니다. 뭘 하든 적어도 10년은 꾸준히 해야 ‘좀 하는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1면에 소개된 배우 안성기씨는 데뷔한 지 55년이 되도록 변함없는 모습을 유지해 ‘국민’이라는 수식어를 얻었습니다. 6면을 장식한 연출가 김정옥 선생님도 1961년 첫 연극 ‘리시스트라다’를 이화여대 대강당 무대에 올린 지 올해로 꼭 50년이 되셨습니다. ‘좀 한다’는 소리를 들으려면 10년, j에 소개되려면 50년은 돼야 한다는 얘기가 되나요? 55년 차 국민배우에게는 눈을 감아보라고 주문했습니다. 처음이라고 하더군요. 원로 연출가에겐 동그랗게 조명이 쏟아지는 무대 위로 올라가라고 주문했습니다. 역시 50년 만에 처음이랍니다. 저요? 18년 차 사진쟁이지요. 옆자리에 앉아 제일 먼저 제가 찍은 사진을 보고 사진에 담긴 이야기를 듣던 이소아 기자가 놓치지 않고 한마디 합니다. “선배는 32년 후에나 사진 찍힐 일 생기겠네, 좋은 일이어야 할 텐데….” - 박종근



j는 사람의 모습입니다



사람신문 ‘제이’ 75호




◆ j팀장 : 이은주

◆ 취재 : 성시윤·김선하·이도은·이소아 기자

◆ 사진 : 박종근 차장

◆ 편집·디자인 : 이세영· 김호준 기자 , 최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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