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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루탄 김선동’징계 왜 망설이나

중앙일보 2011.11.26 00:00 종합 34면 지면보기
지난 22일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비준안 표결이 진행되는 국회 본회의장에 최루탄을 터뜨렸다. 1987년 민주화 시위 때 이한열군을 죽인 것은 최루탄 파편이었다. 김 의원은 동료 의원과 국회 경위의 안전을 위협했고 국회 질서를 파괴했다. 이는 의회민주주의에 대한 테러다. 그런데도 한국 사회에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김 의원은 자신을 안중근·윤봉길 의사에 비유했다. 그러고는 비준 반대 불법시위에 앞장섰다. 민노당 등 진보·좌파 세력은 그를 열사로 떠받든다. 트위터에는 그를 애국지사로 칭송하는 글이 돌고 있다. 어느 여론조사에서는 김 의원의 행동을 ‘단독 처리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양해하는 의견이 23%나 됐다. 강기갑 민노당 의원의 ‘공중부양’ 사건에 이어 김 의원의 난동으로 한국 국회는 세계 언론에서 조롱거리가 됐다. 그런데도 정작 한국에서는 적지 않은 세력이 이를 감싸는 괴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2008년 광우병 촛불 난동 때 반(反)정권, 반미 세력이 경찰과 언론에 대한 폭력을 지지·선동했던 것과 비슷한 양태다.



 상황이 이런데도 법을 세우는 데 책임 있는 세력이 눈치를 보면서 소극적으로 처신한다. 국회의장이나 국회사무처, 한나라당은 김 의원을 고발하지도 않았다. 그를 검찰에 고발한 것은 우파 시민단체들이다. 검찰 수사와 별도로 김 의원은 국회 윤리위에 회부해야 한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국민이 보는 앞에서 의회민주주의가 처참하게 유린됐는데도 집권당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이다. 박희태 국회의장도 의회 질서 유지라는 기본 책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신속하고 엄정한 사법절차로 쓰러진 법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 국회는 윤리위 회부로 국회 품위를 스스로 지켜야 한다. 아울러 계류 중인 국회 폭력 방지 관련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제도적 보완을 단행해야 한다. 이런 조치들이 이뤄지지 않으면 최루탄보다 더 심각한 일이 터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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