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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동진 저지‘남중국해’에 마지노선 쳐라”

중앙일보 2011.11.19 01:48 종합 10면 지면보기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아시아로 바짝 다가서면서 중국의 대응 전략이 주목되는 시점이다. 마침 중국의 전략가인 장웨이웨이(張維爲·사진) 스위스 제네바대 아시아연구센터 고급연구원이 ‘미국의 전략적 동진(東進)에 대응하는 중국의 6가지 책략’을 내놓았다. 17일자 환구시보(環球時報)에서다. 그는 개혁·개방을 위해 도광양회(韜光養晦·능력을 감추고 때를 기다림) 전략을 제시한 덩샤오핑(鄧小平)의 영문 통역 출신이다.


덩샤오핑 통역 출신 장웨이웨이, 환구시보에 ‘대미 6대 책략’ 발표

 그는 미국의 중국 견제를 세력 균형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미국이 1930년대 이후 최대의 경제위기로 빠져든 상황에서 글로벌 맏형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고 대중 견제를 강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견제는 두 가지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미국이 중국 국내 차원에서는 적대 세력을 양성·지지하고, 친서방적 엘리트와 여론을 형성하며, 민심을 와해시키는 어젠다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중국을 혼란에 빠뜨리려 한다는 것이다. ‘싸우지 않고 상대를 굴복시키는 병법’을 미국이 쓰고 있다는 주장이다.



 아시아 에선 미국이 중국과 주변국 관계를 이간질해 긴장 국면을 조성하고, 중국 위협론을 퍼뜨려 중국과 주변국의 충돌을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지적이다. 예컨대 미국이 북한 위기를 일으키고, 중국-인도·동남아 간 모순을 야기시켰다는 비판이다. 그는 이에 대응할 6가지 책략을 제안했다.



 첫째, 전략적으로 미국의 견제를 근성으로 대하고, 전술적으로는 미국을 중시하라고 주문했다. 그는 10년 뒤 중국 경제가 미국을 추월하는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인 만큼 시간은 중국 편이라고 지적했다.



 둘째, 중국 외교 및 전략에 신사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자신감 있는 도광양회 전략을 추진하고, 평화적 부상 전략에도 비평화적 마지노선을 설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영향력 확대를 요구하는 것보다는 3조 달러를 넘어선 중국의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중국 자체의 대외 원조 조직을 만드는 것이 낫다고 주장했다.



 셋째, 미국이 끼지 않으면 중국에 대한 어떠한 합종연횡(合縱連衡)도 제대로 형성되지 못할 것이지만, 미국에 대한 과도한 환상을 품지 말라고 충고했다. 미국이 중국과 주변국 간 충돌을 야기하면 무역·금융 분야에서 막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자는 제재론을 제시했다.



 넷째는 동남아와 남아시아를 상대로 ‘중국판 마셜플랜(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의 서유럽 원조 계획)’을 추진하자는 제언이다. 중국과 영토·영해 충돌이 없는 국가들을 돕고, 동아시아 경제 협력을 강화해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으로 중국의 아시아 협력을 물타기 하지 못하도록 하라고 말했다.



 다섯째는 남중국해 문제에서 마지노선을 설정하라는 주문이다. 중국은 하드파워(군사력)를 갖춰야 하고, 누구든 중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리면 경제적 수단뿐 아니라 비평화적 수단으로도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끝으로 그는 소프트파워를 키워 강력한 발언권과 정치적 소프트파워로 미국의 도전에 반격을 가하자고 제안했다. 예컨대 미국식 민주주의가 필리핀 같은 곳에서 심각한 딜레마에 빠진 상황과 미국 제도 자체의 심각한 위기를 들춰내면서 중국 모델의 성공 원인을 적극 홍보하자는 것이다.



 ◆한국, 미·중 사이에서 진퇴양난=“미국과 중국 사이에 끼인 한국이 고뇌하고 있다.” ‘향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를 최우선하겠다’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입장 표명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분위기를 일본 아사히(朝日)신문은 18일 이렇게 전했다. 중국 견제를 표방한 미국의 신안보 전략에 중국이 반발하면서 한국의 입장이 진퇴양난에 몰렸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한국은 미국과 동맹 관계지만 중국을 자극하는 일에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해 왔다”며 “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서도 한국은 미국이나 중국 어느 편도 들지 않고 미묘한 자세를 취해왔다”고 지적했다. 아사히는 동아시아정상회의 참석차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한 한국 정부 관계자들 역시 “오바마 대통령의 말에 중국이 어떻게 반응할지가 문제”라며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고 전했다.



베이징=장세정 특파원,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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