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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평도 포격 도발] 1주기 맞는 부모들, 가시지 않은 슬픔

중앙일보 2011.11.19 01:38 종합 6면 지면보기
방문객들이 18일 연평도 포격 희생자인 서정우 하사와 문광욱 일병이 안장된 대전시 갑동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참배하고 있다. [대전=프리랜서 김성태]
“아들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지우려고 하지만, 그럴수록 더 보고 싶어집니다. 떨어지는 포탄 속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생각을 하면 가슴이 미어지네요.”


전사한 문광욱·서정우 집에선
“아들 모습 떠올라 자다가 벌떡”

지난해 11월 23일 북한의 기습적인 연평도 포격으로 목숨을 잃은 고 문광욱 일병의 아버지 문영조(49·전북 군산시 수송동)씨는 “1주기가 가까워지면서 지난해 악몽이 되살아나 잠을 설치는 때가 많다”고 말했다. 한동안 약을 먹어야 할 만큼 심한 우울증을 겪은 문 일병의 어머니도 한때 조금 나아지는 듯했지만, 요즘 들어 다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군산 군장대 1학년 1학기를 마치고 지난해 8월 입대한 문 일병은 지난해 11월 4일 연평도에 배치받은 지 19일 만에 북한군의 포격으로 전사했다. 문씨는 “포격 한 달 전 훈련소로 면회를 갔을 때 ‘대한민국 최강의 군인으로 열심히 근무하고, 제대하면 엄마·아빠에게 효도할게요’라고 씩씩하게 말하던 아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아들의 영정 사진이 걸린 거실에서 잠을 잔다. 또 매주 대전국립현충원을 찾아가 아들의 묘비를 쓰다듬고 돌아온다고 한다.



1년이 지났지만 전사자의 가족들은 아직 슬픔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문 일병과 함께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51·광주시 남구 진관동)씨는 “억울하고 분한 마음에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곤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1년이 지났지만 아들이 숨졌다는 것 말고는 변한 게 하나도 없다”며 “북한이 사과 한마디 내놓거나 재발 방지를 약속한 적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이 사건은 제2의 6·25나 다름없는데 남북관계 개선을 빌미로 적당히 마무리하는 것은 국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며 “사건을 명확하게 규명하고 책임을 분명하게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광역시청과 군산시 군장대는 23일 연평도 포격 1주년을 맞아 두 병사의 죽음을 애도하는 추모식을 연다.



광주·군산=장대석·유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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