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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View 파워스타일] 큐레이터 이지윤

중앙일보 2011.11.19 01:30 주말섹션 15면 지면보기
“저의 직(職)은 여러 가지일 수 있겠지만 업(業)이 뭐냐고 하면 망설임 없이 큐레이터예요.”


“만난 이들 명함이 가장 소중해요”

 이지윤(42) ‘숨 아카데미&프로젝트’ 대표는 서울과 런던 두 도시를 활보하는 큐레이터다. 지난 10년간 참여한 굵직한 프로젝트만 30여 개. 런던 대영박물관 내 한국관을 개설했고 국내에선 지난해에 이어 ‘2011 광주아트페어’를 총감독했다. 내년 1월엔 삼성전자, 영국 국립영상원, 파이낸셜 타임스와 함께 ‘삼성아트플러스어워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대표가 정의하는 큐레이터는 ‘예술품을 연구하는 학자’다. 지식을 쌓지 않으면 시작부터 불가능하다는 것. 본인 역시 원하는 일을 얻기 위해 공부를 참 많이도 했다. 연세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뒤 런던 골드스미스대학에서 미술학 석사, 시티대학에서 미술관·박물관 경영학 석사, 코토드 미술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그러다 2003년 ‘숨 아카데미&프로젝트’란 사무실을 냈다. 작가와 갤러리들을 연결시키고, 기업들의 컬렉션을 만들어 주는 미술경영 컨설팅 운용사다. 예술가들의 작품과 생각을 세상 사람들 사이에서 숨 쉬게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숨’이란 이름을 붙였다.



 “대기업, 중소기업 할 것 없이 미술시장 수요가 아주 많아요. 금융위기 이후 아시아를 중심으로 확 커진 거의 유일한 시장이에요. 지금은 중국이 독보적인데, 한국도 빨리 동남아시아 시장과 협업해야 해요. 그쪽 잠재력이 크거든요.”





 큐레이터 일은 매 순간 고유한 아이디어와 영감을 요구한다. 그래서 항상 싱킹패드①를 들고 다니며 생각이 날 때마다 어마어마한 분량의 메모를 한다. 다이어리는 런던의 명품 문구 브랜드인 ‘스마이슨(smython)’. ‘흑과 백’ ‘빨강과 녹색’ 조합을 좋아하는 이 대표의 취향이 묻어난다. 한국에 머무는 기간은 1년에 3~4개월 남짓. 출장 때마다 지니는 서류가방(MCM)②은 20년도 더 됐지만 튼튼하고 정 들어 버릴 수가 없다. 최근엔 철저히 현실적인 이유에서 교육에 열정을 쏟고 있다. 다양한 문화산업 안에 어떤 직종이 있는지, 서로 어떻게 다른지,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조언을 해주고 싶어서다. 지난 3월부터 연세대에서 ‘창조산업과 예술경영’이란 주제로 강의를 하고 있는데 학생들은 e-메일 상담도 모자라 방과 후 사무실까지 찾아오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서울 서초동에 세운 비영리 아트센터 ‘아트클럽1563’도 큐레이터를 키우고 현대미술을 전시하는 교육적 목적이 강하다. 가장 아끼는 패션 아이템은 의외로 명함집(MCM)③이다. 연세대 동문회에서 받은 특별 한정판이다. “이 산업은 사람이 가장 큰 자산이에요. 국내외에서 만난 분들의 이름이 적힌 명함이야말로 저에겐 제일 귀한 보물입니다.”



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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