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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m높이 협곡 구간은 ‘피오르 축소판’

중앙일보 2011.11.18 00:19 종합 29면 지면보기
“야, 한강이다.”


[메트로 현장] 경인아라뱃길 유람선 타보니

 11일 오후 경인아라뱃길을 시범 운항하고 있는 700t급 유람선 ‘하모니’호가 김포터미널에 닻을 내렸다. 영종대교 인근의 인천터미널을 출발한 지 1시간30분 만이다. 500여 명의 승객은 물길을 타고 서울(강서구 개화동)에 닿은 것이 신기하다는 듯 “저쪽이 행주산성이고 이쪽이 일산”이라며 주변을 돌아보았다.





 지난달 29일 시작된 유람선 운항은 일단 궤도에 올랐다. 편도 1만6000원의 요금에도 2주일 만에 승객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승객은 대부분 여행사를 통해 가을 단풍놀이에 나선 중장년층이다. 하모니호를 운항하는 현대해양레저의 김진만 사장은 “이용객은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많지만 입소문 나면서 점차 전국에서 관광객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충남 홍성에서 단체 관광을 온 한 마을 주민들은 선상에서 노래를 부르며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아라뱃길 인근에 사는 윤이복(65·인천 계양구 목상동)씨는 “온갖 쓰레기들이 마구 버려져 있고 고인 물이 썩어가던 굴포천 방수로가 뱃길로 거듭 태어났다”며 반겼다.



시험 운항기간에 유람선은 시속 8노트로 항해하지만 내년 5월 정식 개통 후에는 시속 13노트로 속도를 올린다. 이렇게 하면 인천~김포를 1시간 안에 갈 수 있다. 이달 말부터는 화물선의 시범 운항도 시작된다.



내년 초부터는 여의도와 인천 앞바다의 덕적도를 잇는 여객선 항로가 시범 운항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해로 나가는 관문인 인천터미널은 컨테이너선 3척, 여객선 2척 등 모두 12척의 선박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다. 터미널 인근의 인공 섬인 ‘아라빛 섬’에서는 야외 수상무대와 야생화 산책로 등을 조성하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아라뱃길은 현재 18㎞ 구간의 뱃길과 14개의 횡단교량, 자전거도로 등이 일단 완공됐다. 주변 레저·관광시설 공사는 내년 5월 마무리된다.



 공항철도 검암역 인근을 지나면 ‘대절토 구간’이 나타난다. 수로 양쪽이 높이 55m의 절벽이어서 마치 빙하에 깎여 만들어진 피오르식 협곡을 통과하는 느낌이었다. 이 절벽을 이용해 만든 높이 40m의 ‘아라폭포’ 물줄기도 볼거리 중 하나다.



 그러나 운하 착공 이전부터 제기됐던 경제성 확보 문제는 여전한 숙제다. 게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세훈 전 시장이 추진한 한강르네상스 관련 사업을 축소하거나 폐기할 방침이라 아라뱃길을 따라 거슬러 올라온 유람선이 한강을 제대로 다닐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대해 한국수자원공사 아라뱃길관리단 김승효 전문위원은 “내년 초 2000t짜리 유람선을 여의도~덕적도 구간에 취항하는 것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이미 면허도 받았다”며 “정식 운항을 시작하면 새로운 물류 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물론 관광객도 상당수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기환 기자



◆경인 아라뱃길=서울 강서구 개화동 김포터미널에서 인천시 서구 오류동 인천터미널에 이르는 길이 18㎞, 폭 80m, 평균 수심 6.3m의 인공 수로. 2009년 6월 착공했다. 아라는 순 우리말로 바다의 옛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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