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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원서접수 시작하는 자율형사립고·공립고

중앙일보 2011.11.16 03:20 Week& 5면 지면보기
서울대가 현재 고2가 입시를 치르는 2013학년도부터 신입생의 80%를 수시로 뽑는다고 10일 밝혔다. 수시모집에서는 지원자의 학내외 활동과 전공에 대한 관심 등을 포함해 학교 생활 중심의 평가를 한다. 21일과 다음 달 6일 각각 원서접수(서울)를 시작하는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자율형공립고(자공고)는 특성화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며 학생들이 교내에서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통해 진로탐색을 할 수 있게끔 한다.


야구·천문·밴드 … 비교과 강화
다양한 진로 탐색 기회 만든다

글=박정현 기자

사진=김진원 기자



자율형사립고 전환 2년차인 서울 우신고는 리더십을 키우기 위해 야구?천체 동아리를 포함해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김진원 기자]


비교과활동 하며 진로 찾으니 성적도 올라



9일 대학수학능력시험 전날. 단축수업을 한 우신고(서울 구로구) 윤희철(2학년)군이 일찌감치 학교 유도장을 찾았다. 윤군은 저녁 2시간씩 이곳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유도를 한다. 매일 운동을 하면 공부할 시간이 부족할 것 같은데 2학기 중간고사에서 1학기 때보다 전교 석차가 오히려 올라 60등을 했다. 윤군의 꿈은 경찰. 그는 “유도를 한 후 공부할 때 집중이 더 잘된다”며 “경찰대에 가려면 체력도 기본적으로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육사에 입학해 군인이 되고 싶은 구동훈(1학년)군은 처음 유도를 시작했을 때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성적이 꾸준히 오르고 유도대회에서 상도 받자 지금은 든든한 지원군이 돼 주셨다.



우신고는 유도 외에 천체관측·야구·큐브·영어토론·재즈연구를 포함한 39개의 동아리를 운영한다. 점심과 저녁시간 80분 동안 식사를 한 후 동아리 활동을 한다. 교내의 동아리방만 30개다. 우신고 학생들은 예체능과 학술, 비전으로 분야를 나눠 1명이 자신의 진로에 맞춰 3가지의 동아리 활동을 한다. 선생님이 꿈이던 장재영(1학년)군은 고등학교에 진학해 천문학으로 진로를 바꿨다. 천체동아리에서 관측하고 조사를 하며 자신의 적성을 찾은 것이다.





관심 분야 탐구하니 포트폴리오 저절로



우신고 김갑중 교장은 “서울대학이 수시모집을 늘리겠다고 하는데 대학 입학사정관들도 학교 생활을 열심히 한 학생들을 원한다”며 “자사고가 공부만 하는 줄 아는데 학교 내에서 다양한 비교과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한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혼자만 공부를 잘한다고 글로벌 인재가 되는 것이 아니라 비교과활동을 통해 팀워크를 기르고 남을 배려할 줄 알아야 리더십 인재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우신고는 내년 학술 관련 동아리 수를 늘리고, 매주 수요일에는 오전 수업 후 창의적 체험활동을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고(서울 강남구)도 ‘리더십’에 중점을 둔 비교과활동을 운영 중이다. 매주 월요일에는 최고경영자(CEO)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서울대 리더십센터에서 교육도 받는다. 여름방학에는 200여 명이 일주일 동안 국토순례에 참여한다. 서범석 교장은 “교과 외 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지도자로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스포츠와 예술분야의 수업을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하나고(서울 은평구)는 1인 2기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한 사람이 두 가지의 특기를 갖는 것이다. 오후 4시20분이 되면 모든 학생이 일주일에 이틀은 오케스트라나 록밴드 같은 30여 가지의 음악과 미술활동을 하고, 이틀은 10가지 체육활동을 한다. 정철화 교감은 “비교과활동을 강조하는 것은 지덕체가 아닌 체덕지로 지성과 덕성, 체력과 감성이 조화된 창의적 인재를 키우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서구에 있는 등촌고는 특성화교육을 하는 대표적인 자공고다. 지정을 받은 후 경쟁률이 2년 연속 3대 1 수준이다. 이 학교 1학년 학생들은 일주일에 5시간 창의적 체험활동을 한다. 1인 1악기와 1인 1무예 외에 매주 1시간은 ‘난지도 생태계의 변화’ ‘청소년의 근로 권익’ 같은 관심 분야에 대해 프로젝트 탐구를 한다. 2학년이 되면 진로와 담당교사의 멘토링을 받으며 프로젝트 과제가 심화된다. 예컨대 ‘축구공의 시대적 변화’에 대한 과제를 탐구한다면 체육교사가 멘토가 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오관석 교장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보고서로 만드는 과정 자체가 자신의 포트폴리오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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