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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완 “시장경제 대체할 시스템 아직 없다”

중앙일보 2011.11.16 00:34 경제 4면 지면보기
박재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탐욕스러운 금융자본에 대한 질타가 비등하고 시장경제도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장의 가치를 존중해야 합니다. 적어도 시장경제를 대체할 더 나은 시스템이 나올 때까지는 말입니다.”


아시아는 세계화 대표적 수혜자
시장경제 장점 계속 키워가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 한겨레신문이 개최한 ‘아시아 미래포럼’ 축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월가로 대표되는 금융자본의 탐욕을 질타하는 ‘점령(Occupy) 시위’가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한국 경제정책 수장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이 자리에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 정치인과 정운찬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 곽승준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아시아의 가치를 찾아서’라는 제목의 연설에서 “세계화의 부작용이 많이 지적되지만, 아시아는 세계화의 대표적인 수혜자로서 그 덕분에 높은 경제성장을 이루었다”며 “아시아는 다른 어떤 대륙보다 중산층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연설 원고에는 “세계화의 어두운 측면만 과장해 부풀려서는 안 됩니다. 자국 경쟁력을 감안해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불가피합니다”라는 표현이 들어있었지만 실제 연설에선 빠졌다.



 그는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경계하고 치유하는 한편, 민간의 자율과 창의를 극대화하는 시장경제의 장점을 살려야 한다”며 “아시아인이 가진 특유의 유전자로 시장경제체제 안에서 공생 발전을 도모하는 노력을 지속해 아시아의 가치가 살아 숨쉬는 따뜻한 경제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리민복(國利民福)에 좌우는 없다. 부국안민(富國安民)이 이해관계에 좌우될 수 없다”는 말도 했다.



 박 장관은 춘추전국시대에 등장했던 제자백가의 사상을 이렇게 재해석했다.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과 일맥상통하는 도가(道家)의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는 시장경제의 원리를 끌어냈다. 그는 “다양성을 존중하고 자율경쟁과 책임의 원칙하에 공정한 시장질서가 작동하도록 아시아 각국 정부는 투명한 시장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했다. 또 정의의 원리를 강조하는 법가(法家)와 관련해선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법치행정과 경제력을 감안한 글로벌 거버넌스 구축이 중요하다”고 했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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