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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메스 주가 61%… 명품업체 “유로존 위기 난 몰라”

중앙일보 2011.11.16 00:17 경제 9면 지면보기


8월 이후 세계 금융시장과 주요 증시는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위기의 광풍에 몸을 떨었다. 주요 기업의 주가도 추풍낙엽이었다. 하지만 요동치는 시장에도 무풍지대는 있다. ‘명품’으로 불리는 고가의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이다.



 유럽 주요 증시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으며 올 들어 15~20%나 주저앉았다. 하지만 명품 업체의 주가는 독야청청하고 있다. 프랑스의 에르메스 주가는 올해에만 60.78%나 올랐다. 영국의 멀버리도 61.26%나 상승했다. 미국의 에스티로더도 올 들어 43.04%의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들 업체가 명품 업체의 면모에 걸맞은 ‘명품 수익률’을 올린 데에는 중국 등 신흥국의 지갑이 두둑해진 영향이 크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이 비실댔지만 ‘명품 싹쓸이’에 나선 ‘차이나 머니’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대신증권 박중섭 연구원은 “2009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명품 소비 대국으로 성장한 중국은 내년에는 일본을 누르고 세계 제일의 명품 소비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처럼 폭발적으로 커지는 신흥국 명품 시장과 중국의 큰손을 공략하기 위해 주요 명품 업체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프라다가 이탈리아 기업 최초로 홍콩 증시에 상장한 데 이어 세계적인 보석상 ‘그라프 다이아몬드(Graff Diamonds)’도 홍콩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최근 보도했다.



 우리투자증권 서동필 연구원은 “명품주의 최대 장점은 매출이나 수익 등이 꾸준하다는 것”이라며 “중국 등 신흥국의 수요가 탄탄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시장 전망도 매우 밝다”고 말했다.



 럭셔리 펀드도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럭셔리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3~4%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주식형 펀드(2.38%)와 해외주식형 펀드(-4.17%)보다 낫다. 우리자산운용의 ‘우리Global Luxury’ 펀드는 최근 3개월간 5%에 육박하는 수익을 올렸다. 펀드가 들고 있는 미국 코치 주가가 올 들어 18.07% 오른 영향을 받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럭셔리’ 펀드의 경우 애플과 루이뷔통 등을 보유한 LVMH 등의 주가가 지수보다 덜 빠지며 수익률을 지켜냈다.



 하지만 럭셔리 펀드라고 해서 늘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아니다. 펀드가 편입한 종목의 등락에 따라 수익률 격차가 커지기도 한다. 올 들어 포르셰(-35.11%)나 다임러(-34.17%) 등 고급 자동차 생산업체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탓에 이들 종목을 편입한 경우 수익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다. 서동필 연구원은 “주식시장이 본격적인 상승세로 접어들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던 펀드에 비해 럭셔리 펀드의 반등 폭이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다”며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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