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우승 땐 보너스 금리’ 이런 예금 사라진다

중앙일보 2011.11.15 00:25 경제 1면 지면보기
야구광인 직장인 박모(31)씨는 지난달 국민은행 ‘KB국민프로야구예금Ⅲ’에 가입했다. 한국시리즈 우승팀과 결과를 모두 맞히면 정기예금보다 높은 연 4.9%의 이자를 주는 상품이었다. 박씨는 ‘삼성라이온즈 4승2패’에 승부를 걸었지만 결과는 ‘꽝’이었다. 그는 “결국 같은 기간에 판매된 연 4.1%짜리 인터넷 정기예금보다 낮은 연 3.9% 금리를 받았다”며 아쉬워했다.


1조 판매한 ‘국민야구예금’
고객에 돌아간 혜택 29억뿐
금감원 “지나친 마케팅” 제동

 이처럼 스포츠 경기 결과에 따라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은행 특판예금이 앞으로 사라지게 된다. 금융감독원이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상품 개발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다. 금감원 이경식 은행영업감독팀장은 “마치 로또처럼 우연한 승부를 기대하고 예금에 들게 하는 것은 지나친 마케팅 행위”라며 “은행에 이 같은 형태의 상품 개발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유난히 굵직한 스포츠행사가 많았던 올 한 해 시중은행은 다양한 보너스 금리 상품을 선보였다. 산업은행은 6월 평창이 겨울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면 연 0.2%포인트 금리를 얹어주는 예금을 내놨다. 이 예금은 한 달 만에 2314억원어치가 팔렸다. 국민은행도 4~10월 ‘국민프로야구예금’ 시리즈 3종을 팔아 1조원 가까운 예금을 유치했다. 대구은행 역시 지난달 판매한 ‘삼성 라이온즈 한국시리즈 우승기원 특판예금’으로 15일 만에 1047억원을 확보했다.



 판매 실적에 비해 고객에게 돌아간 혜택은 그리 크지 않았다. ‘KB국민프로야구예금Ⅲ’에 가입한 고객 중 ‘삼성라이온즈 4승1패’라는 결과를 맞혀 보너스 금리를 얻은 경우는 전체의 11%(29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한 은행의 상품개발 담당자는 “결과에 따라 혜택을 빼앗는 것이 아니라 혜택을 얹어주는 상품을 게임으로 보고 규제하는 건 무리”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금감원 이경식 팀장은 “실제 고객에게 돌아가는 혜택보다는 은행의 광고 효과가 더 큰 상품”이라고 지적했다.



김혜미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