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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소비자 기만하는 블로거 설 자리 없애야

중앙일보 2011.11.15 00:02 종합 34면 지면보기
돈에 눈먼 파워블로거들이 인터넷 공간을 오염시키고 있다. 수많은 회원을 거느린 막강한 영향력을 악용해 공동구매를 알선하는 방법으로 제 잇속을 챙기는 파워블로거가 한둘이 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제 인터넷에서 공동구매를 알선하면서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은 사실을 알리지 않은 파워블로거들에게 과태료 500만원 부과 처벌을 내린 것은 그런 세태의 적나라한 단면이다. 업체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받아 챙기면서도 단순히 호의로 정보를 제공하거나 비영리로 운영되는 것처럼 소비자를 착각하게 해 구매를 부추기는 몹쓸 행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를 속이는 파렴치한 사기 행위다.



 공동구매 알선 행위 자체가 불법은 아니다. 다만 알선 과정에서 업체로부터 수수료를 받았다면 그 사실을 알려야 한다. 영리성 정보라는 것을 알게 해 소비자가 신중하게 구매 결정을 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적발된 파워블로거들은 업체와 미리 계약을 맺고 특정 상품에 대해 긍정적인 내용의 사용 후기 등을 블로그에 올려놓고는 이를 감춘 채 공동구매를 알선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소비자들은 유용한 정보 제공에 고마워하며 앞다퉈 구매를 한 꼴이니 기막힐 노릇이다.



 파워블로거들이 챙긴 수수료 규모도 만만치 않다. 연간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대에 이른다. 거래업체가 17곳이나 되는 한 블로거는 1년간 자그마치 263회의 공동구매를 알선해 158억원어치의 물품을 팔아주고 8억8000만원을 챙겼다. 파워블로거들이 배를 불리는 과정에서 소비자는 피해를 보기 십상이다. 파워블로거 ‘베비로즈’가 수차례 공동구매를 알선한 오존 살균기 ‘깨끄미’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소비자보호원 판정으로 물의를 빚은 게 대표적인 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파워블로거에 의한 소비자 피해가 더 확대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개인이 운영하는 블로그가 네이버에 2850만 개, 다음에 800만 개나 되고 카페·블로그 형태의 쇼핑몰이 갈수록 느는 추세다. 국세청이 업체로부터 공동구매 수수료를 받거나 홍보글을 올린 대가를 받으면서도 세금을 내지 않은 것으로 의심돼 조사를 진행 중인 파워블로거만 해도 1300여 명에 이를 정도다.



 인터넷을 활용한 쇼핑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추세다. 그럴수록 네티즌 소비자들이 사기성 상행위에 농락당하지 않도록 인테넷의 자정(自淨)기능 회복이 절실하다. 기업들부터 구전(口傳) 마케팅 운운하며 파워블로거를 이용해 소비자를 속이려는 유혹을 경계해야 한다. 인터넷 포털업체와 이용자 간에 철저한 블로그 관리 가이드라인도 있어야 한다. 예컨대 각종 정보의 표시와 고지의무를 지키지 않는 등 전자상거래법 위반이 잦은 블로그는 폐쇄해야 한다. 불법 블로거에게 부과할 수 있는 과태료가 500만원에 불과한 것도 문제다.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인상할 필요가 있다. 불법 블로거에게 활동 공간을 제공하는 포털업체의 책임을 묻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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