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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보는 2012 미국대학 입시 <끝> 하버드, 프린스턴의 EA 도입 효과

중앙일보 2011.11.14 03:23
미국대학 입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하버드·프린스턴과 버지니아주립대(UVA)가 올해부터(Class of 2016) 조기전형(Early Round) 제도를 재도입했다. 조기전형이 저소득층 지원자에게 불리한 제도라며 2008년이를 폐지한 이후 3년 만에 다시 도입한 것이다. 프린스턴과 버지니아주립대는 조기전형에서 합격하면 반드시 등록할 의무가 따르는 Early Decision(ED) 전형으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합격해도 다른 대학에 지원 가능한 Early Action(EA) 전형으로 조기전형 재도입을 결정했다.


최상위권 1500명 조기전형으로 뽑아 일반전형 경쟁률 다소 떨어질 듯

하버드, 프린스턴이 조기전형을 폐지한 2008년부터 최상위권 대학의 경쟁이 심해졌다. 2007년 당시 대부분의 최상위권 대학은 정원의 35~50%에 이르는 신입생을 조기전형으로 선발했다. 특히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은 신입생의 절반을 조기전형으로 채웠다.



일반전형(Regular Round)에서는 다수의 대학에 중복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대학 입장에서는 우수한 지원자를 확보하기 위한 치열한 경쟁을 피해, 매력적인 지원자를 조기에 붙잡아두려 했다. 조기전형에서 진학할 대학이 결정되고 일반전형으로 넘어오지 않으면 지원자가 여러 대학으로 분산되는 효과가 있다. 즉, 일반전형에서의 불필요한 경쟁이 최소화된다. 이런 분산 효과는 하버드, 프린스턴, 버지니아주립대 등의 조기전형 폐지로 완전히 사라지는 결과를 가져왔다.



2008년 이전이라면 하버드, 프린스턴의 조기전형에 지원했을 지원자가 다른 최상위권 대학으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특히 예일 대학은 07~09년 조기전형지원자가 50% 이상 늘었다. 예일, 스탠퍼드, MIT 등 대학의 조기전형 지원자는 1~2년간 크게 늘었지만, 지원자가 늘었다고 해서 조기전형에서 선발하는 인원이 크게 달라질 수는 없다.



따라서 2008년 이전이라면 하버드, 프린스턴 등에 합격해 일반전형으로 넘어오지 않았을 약 1500명의 지원자가 생겨났다. 이와 함께 공통원서(Common Application)의 확산이 더해지며 최근의 기록적인 경쟁을 만들어냈다. 조기전형에서 약 1500명의 최상위권 지원자가 일반전형으로 넘어왔고, 공통원서로 많은 대학에 중복 지원하면서 경쟁이 심화됐다.



더욱 큰 문제는 ‘1500명’의 지원자가 비슷한 수준의 대학뿐 아니라 여러 대학에 무차별적으로 지원했다는 점이다. 조기전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안정성이다. 합격률이 일반전형과 비교해 높을뿐더러, 불합격 하더라도 일반전형에서 다수의 대학에 중복 지원할 수 있으므로 심리적인 부담이 적다.



하지만 일반전형으로 넘어가면 뛰어난 조건을 갖춘 지원자라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다. 따라서 이들 지원자는 다른 아이비리그 외에도 여러 명문대에 지원하며 경쟁을 부추겼다. 이 과정에서 상위권 지원자가 뜻밖의 좋지 않은 입시결과를 받아드는 경우가 생기고, 이에 따라 상위권 지원자는 또 중위권 대학까지 지원 대학을 늘리는 등 계속 경쟁적인 상황에 다다르게 됐다. 결국 하버드, 프린스턴의 조기전형 폐지로 최상위권 대학의 일반전형에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러한 현상은 브라운, 컬럼비아, 코넬, 듀크 대학으로, 그리고 다시 노스웨스턴, 밴더빌트 대학으로 계속 확산됐다.



평균적으로 6~7개의 대학에 지원하던 10여 년 전과는 다르게 요즘에는 10개 이상의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그 이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불안감에서 비롯된 무차별적인 중복 지원이 비정상적인 경쟁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렇다면 하버드와 프린스턴의 조기전형이 부활하는 올해는 어떨까? 앞서 언급한 ‘1500명’의 최상위권 지원자, 지금과 같은 경쟁을 만들어낸 지원자가 조기전형에서 진학대학을 결정하고 일반전형으로 넘어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분명 긍정적이다.



최상위권에서 상위권으로, 상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치열해지던 경쟁이 다시 같은 순서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 갑자기 늘어난 지원자로 인해 뜻밖의 나쁜 결과가 많았듯이 올해부터는 줄어든 일반전형 지원자로 인해 뜻밖의 좋은 결과를 얻는 사례도 생길 수 있다. 변하는 입시 환경에서는 이와 같은 기회를 살려 효과적으로 지원 대학을 선정해야 한다.



하지만 3~4년 전의 상황으로 돌아가기까지 기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지원대학의 수를 무작정 늘리던 심리가 쉽게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Early Action과 Early Decision=미국 조기전형의 종류로, Early Action은 여러 대학에 동시 지원가능하며 합격시 의무등록 대상이 아니다. Early Decision은 하나의 학교에만 지원 가능하고 합격 시 의무적으로 등록해야 한다.



<권순후 리얼SAT 어학원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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