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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민속마을 이야기 ② 아산 송악면 다라미 자운영마을

중앙일보 2011.11.04 03:20 6면
천안·아산 지역에 있는 농촌테마마을을 소개한다. 이번 마을은 아산시 송악면 평촌1리에 위치한 다라미 자운영마을이다. 주민의 70%가 친환경·유기농 농사를 짓고 있으며, 총 면적 23만여 ㎡ 규모의 친환경 재배단지가 조성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4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순흥 안씨 집성촌인 이곳에서 갖가지 체험학습을 즐기며 농촌 마을의 매력을 느껴보면 어떨까.


1990년부터 친환경으로 농사 지었죠
맛 좋고 싱싱한 애호박·무·배추 … 내년엔 아산 초등생 급식 된답니다

글=조영민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아산 송악면 평촌1리 다라미 자운영마을 친환경 채소재배단지에 모인 주민들이 무를 들고 기념촬영을 했다. [조영회 기자]


화합은 우리가 ‘으뜸’



마을 뒷편에 자리잡은 월라산 꼭대기에 둥근 달이 떠 있는 형상과 흡사한 모습의 큰 바위가 있다. 달이 떠오르면 가장 먼저 월라산 바위에 달빛이 비쳐서 ‘달의 이마’라 칭했고 ‘달아미’라 불리다 ‘다라미’로 변형됐다.



이 마을에서 생산된 친환경 애호박.
 ‘다라미자운영마을’ 명칭에 대해 전해져 오는 이야기다. 현재 이 마을에는 총 43가구 100여 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이 중 50%이상이 안씨 성을 갖고 있다. 약 400년 전 인조 반정시 난을 피하기 위해 안선교랑공 선주가 낙향해 마을을 형성했다고 한다. 현재까지 순흥 안씨 집성촌으로 형성돼 16대 자손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주민간 화합이 잘된다고 한다. 주민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마을 발전에 대해 솔선수범 한다. 수시로 모여 마을 소득에 기여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하기도 한다. 추경희 사무장은 “이곳 주민들은 한 집 건너 한 집에 같은 성을 갖고 있어 모두 한 가족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을 운영에 있어 모든 부분은 주민들의 뜻을 모아 결정한다”고 말했다.



안전한 먹을 거리 위해 힘쓴다



2일 오전 10시 다라미 자운영마을 친환경 채소 재배단지서는 10여 명의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애호박을 수확 중이었다.



 “호박이 정말 싱싱하네 그려. 이번에는 농사가 제법 잘됐어.”



 “배추랑 다른 채소들도 잘 커야 할 텐데 걱정이여.”



 마을 주민 안성기(76)할아버지가 흐뭇하게 호박을 바라보며 말을 건네자 홍순표(74)할아버지는 다른 농작물들을 걱정한다.



 “꾸준히 관리해서 잘 키울께유 너무 걱정마세유.” 채소밭 관리를 맡고 안복규(47)씨가 어르신들을 안심시키며 ‘허허’ 웃는다.



 이 마을에는 약 4만여 ㎡에 조성된 주민공동 소유의 친환경 재배단지가 있다. 이곳에서는 현재 무와 배추, 애호박 등을 재배 중이다.



 안씨는 “우리 마을은 90년도부터 친환경 농법으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며 “농약을 치면 환경오염이 심하고 맛도 떨어지게 돼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마을 농산물의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이곳에서 생산되는 채소는 총 10여 가지. 내년부터는 아산 전 지역 초등학교에 급식 식자재로 납품될 예정이다.



 추 사무장은 “우리마을에서 재배하는 친환경 채소에는 천연 농약(은행나무를 삭혀 만든)을 친다”며 “그만큼 관리가 어렵기 때문에 가격도 비싼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마을 발전기금 모으고, 직접 강사 나선 주민들



다라미 자운영마을은 2007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농촌테마마을’로 지정됐다. 마을 소득을 높이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운영이 시작된 2008년과 2009년에는 체험학습을 신청하는 단체나 가족들이 없어 적자운영을 해야 했다. 손창일 운영위원장은 “입소문이 나지 않다 보니 체험을 신청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며 “적자가 지속되면 테마마을 운영자체가 힘들어지는 만큼 모든 주민들이 걱정을 했다”고 밝혔다.



 고심 끝에 주민들은 자비를 털어 적자를 메우고 체험학습 과정을 늘리는데 합의했다. 액수를 제한하지 않고 5만원부터 10만원, 100만원씩 마을 발전기금으로 내놨다.



 체험을 오는 이들이 있으면 주민들이 순번을 정해 음식을 해 관광객들에게 대접했다. 체험학습 강사로도 참여하며 자신들의 마을을 홍보하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모아진 돈으로 실내 체험관도 만들었다. 이에 지난해에는 2000만원 이상의 흑자를 볼 수 있었다.



다라미 자운영마을 전경(왼쪽). 오른쪽 사진은 지난 9월 자운영 축제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북을 치고 있는 모습.


 손 위원장은 “주민들의 노력이 마을을 살렸다”며 “올해부터는 테마마을을 운영해 벌어들인 돈을 주민들에게 8%씩 출자 배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에서 이뤄지고 있는 체험활동은 유기농 채소 재배, 두부 만들기, 호두 따기, 고사리 심기, 고사리 요리 만들기 등이 있다.



 주민 안복규씨는 “이곳에서 이뤄지는 모든 체험은 마을 주민들이 함께 하기 때문에 그 재미를 더할 것”이라며 “내년부터는 장아찌 담그기 체험 등 올해보다 더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손창일 다라미 자운영마을 운영위원장



가족같은 마을 분위기 맛 볼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 늘릴 것




-다라미 자운영마을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우리 마을은 아름다운 경치와 깊은 역사를 갖고 있는 게 장점이다. 도심지와도 그리 멀지 않아 접근성도 용이하다. 특히 주민들 대부분이 안씨 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친밀감이 높다. 그러다 보니 단합이 잘되고 이웃간 소통이 잘된다.”



-안씨 집성촌이다 보니 주민들이 행여 다른 성씨에 대한 거부감은 없는지.



“자신들의 성이 아니라고 차별하는 분들은 전혀 없다. 만약 그 정도로 폐쇄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면 마을이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을까? 같은 마을 주민이면 다 가족같이 대해준다. 마을 화합이 잘되고 공기가 좋다 보니 이곳에 귀농을 원하는 분들이 많이 계신 걸로 알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마을은 빈 집이 하나도 없고 활용되지 않는 빈 땅도 없다. 나중에 빈 터가 생기면 연락 달라고 했던 분들도 몇 명 계신다.”



-추후 농촌체험 마을의 운영계획은.



“다음달에 마을 뒤쪽에 장아찌 공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주민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도움이 되겠지만 체험을 오는 관광객들에게도 개방할 예정이다. 우리 주민들의 손맛이 좋아 사람들의 호응도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촌체험 마을을 운영하면서 벌어들인 수익의 일부분은 농촌체험마을에 투자해 체험프로그램도 더욱 확대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70년 가까이 이곳에 살면서 한번도 다른 마을을 부러워 해본 적이 없다. 앞으로도 모든 주민들이 화합을 통해 마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해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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