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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그리버드는 핀란드 청년 창업 롤모델”

중앙일보 2011.11.04 00:23 경제 8면 지면보기
“노키아의 몰락은 핀란드엔 도리어 잘된 일이다. ‘앵그리버드’의 로비오가 그 증거다.” 월스트리트저널 유럽판은 최근 이 같은 분석을 내놓았다. 하드웨어 대기업이 흔들리자 핀란드에 소프트웨어 분야 소규모 청년 창업이 활기를 띤다는 것이다.


제작사 로비오 헨리 호움 부사장

 전 세계 5억 다운로드를 돌파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버드’의 제작사 로비오는 그 핵심에 서 있다. 이 회사 헨리 호움(41·사진) 아시아 수석부사장은 “핀란드에 콘텐트분야 벤처 창업이 활발하며 로비오가 롤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앵그리버드의 성공 비결로는 “타이밍, 플랫폼, 적합한 기기의 3박자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콘텐츠진흥원 주관으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콘텐츠 2011 어워드 & 콘퍼런스’에 참석한 호움 부사장을 3일 만났다.



 ‘초록색 돼지들이 삼시세끼 풀을 뜯으며 사는 섬에 어느 날 철새들이 찾아와 둥지를 틀고 알을 낳았다. 알을 훔쳐 먹어본 돼지들, 그 맛에 눈이 뒤집혔다. 새알을 먹으려고 달려드는 돼지들과 내 자식 내놓으라는 일자눈썹 새들의 혈투가 벌어진다’.



 앵그리버드의 줄거리는 이처럼 단순하다. 그런데 2009년 12월 출시된 후 2년이 채 못 돼 하나의 문화현상이 됐다.



애니메이션·요리책·광고·티셔츠와 같은 다양한 분야로 사업이 확장됐고 로비오는 내년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시장 가치는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고 있다.



 호움 부사장은 앵그리버드의 성공 비결로 ‘타이밍’을 강조했다. “2007년 애플이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내놓았고 터치스크린이 전면 부상했다. 그 타이밍과 플랫폼, 터치스크린이라는 기기의 3요소를 가장 정확하게 이해한 것이 바로 우리”라는 것이다.



 또 다른 성공 요소로는 ‘디테일’을 꼽았다. 새를 날려 돼지를 맞추는 단순한 구성이지만 새의 크기와 중력을 고려한 시뮬레이션까지 거쳤다는 것이다.



그는 “새의 크기에 따라 날아갈 때 그리는 포물선 모양이 다르다. 지난여름 우주를 배경으로 한 버전을 내놓을 때에는 중력이 없어 새가 더 멀리 날아가도록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로비오는 대표적인 청년 창업 회사다. 2003년 노키아가 주최한 게임개발대회에서 수상한 헬싱키 공대생 3명이 의기투합해 회사를 차렸다.



앵그리버드는 전 직원이 12명일 때 8개월간 매달려 만들었다고 한다. 호움 부사장은 “돼지들은 알을 훔쳐가는 악역이지만 도망가며 너무나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미워할 수 없지 않으냐”며 “모든 캐릭터의 가장 큰 힘은 공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은 미국·중국에 이어 로비오의 세 번째 시장”이라고 말했다. 또 “뽀로로는 다재다능한 캐릭터다. 뽀로로 하우스에도 방문했다”며 관심을 나타냈다.



심서현 기자



◆앵그리버드=빨강·노랑·주황색 새들이 돼지에게 도둑맞은 알을 되찾기 위해 몸을 날려 각종 장애물을 격파하는 내용의 모바일 게임. 애플 앱스토어와 안드로이드 마켓을 비롯한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 내려받아 스마트폰·태블릿PC·스마트TV등에서 이용할 수 있다. 전 세계 앵그리버드 이용자들의 게임 시간은 매일 3억 분에 달하며 매월 100만 장 이상의 캐릭터 T-셔츠가 판매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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