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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부가 본 유로존 위기 … “그랜드 플랜 이행 힘들다”

중앙일보 2011.11.04 00:16 경제 2면 지면보기
“이 보고서에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이 ‘불확실성’입니다.”


스페셜 리포트
재정부 거시경제 보고서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3일 ‘2011 거시경제 안정 보고서’를 내놓으며 이런 말을 했다. 올해로 정부가 세 번째 발간한 거시경제 안정 보고서는 거시경제 위험요인을 짚어보는 일종의 ‘건강진단서’ 같은 것이다. 이 보고서에서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불안요인이 비중 있게 거론됐다.



재정부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간 지속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보고서는 그리스 국민투표 소식이 터지기 전에 마무리됐다. 즉, 유럽연합(EU) 정상 합의로 재정위기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국제금융시장이 안정을 회복할 즈음의 판단이었지만 보고서는 낙관적이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EU 정상들과 유럽은행들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1조 유로 수준으로 확대 ▶그리스 채권의 손실률(헤어컷)을 50%로 확대 ▶유럽은행의 자본확충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재정부는 이런 합의사항이 원활하게 이행될지 회의적이었다.



 우선 EFSF 가용재원 확충과 관련해 “회원국 의회 등이 반대할 수 있으며, EFSF가 민간자금이나 중국 등 역외 자본을 유치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이번 합의에서 추정된 은행의 자본확충 규모인 1060억 유로도 시장의 필요액 추정치인 1000억~3000억 유로와 비교하면 미흡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그리스 국채 손실 분담에 민간 채권자가 얼마나 참여할지 불확실하며, 참여율이 높다 하더라도 채권자 중 민간 비율이 23%에 불과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부는 나아가 이번 정상회의 합의사항과 유럽 재정위기국의 재정건전화 계획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재정긴축이 성장둔화→조세 수입 감소→재정악화라는 악순환 고리에 빠질 수 있고, 은행의 자본확충 과정에서 자칫 신용경색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재정부는 근본적으로 이번 위기가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체제의 구조적 문제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재정부는 “EU는 노동의 국가 간 이동과 경제구조의 수렴·동조화 과정을 충분히 거치지 않고 통화통합을 진행함에 따라 역내 국가 간 경제성장과 경상수지 등의 불균형이 심화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번 재정위기도 기본적으로 이런 불균형을 국가 단위의 재량적 재정운용을 통해 해소하려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부는 이 같은 대외 불확실성에 따라 국내 경기 회복세가 둔화할 가능성이 있어 향후 안정 유지 쪽에 거시정책 운용의 중점을 두기로 했다. 보고서는 거시경제의 단기 위험요인으로 ▶대외여건 악화 ▶경상수지 흑자 축소 ▶자본 유출입 변동성 지속 ▶금융·가계·기업 부문의 건전성 제고 필요성 ▶지방 주택 매매가격과 전세금 상승세 지속 가능성 ▶고용 애로 지속 ▶물가 불확실성 등을 꼽았다.



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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