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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세금낭비 스톱!] ‘민심 역주행’ 의정비 인상 … 행안부 칼 뺐다

중앙일보 2011.11.03 00:37 종합 18면 지면보기
행정안전부가 주민 의견을 무시하고 의정비 인상을 결정한 지방의회에 칼을 빼들었다. 주민여론조사 결과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법규(지방자치법 시행령)를 위반한 데다 반영하지도 않을 여론조사를 지자체 예산으로 진행하고 있어 세금 낭비 지적도 제기되기 때문이다.


여론조사 무시한 지방의회에 시정 요구

 정부는 우선 주민여론조사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지방의회에 의정비 인상을 위한 조례 개정 전까지 최대한 압박을 가한다는 방침이다. 현행 지방자치법 시행령 34조 6항에는 의정비를 결정할 때는 여론조사기관을 통해 지역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하며, 그 결과를 반영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반영을 하지 않을 경우 제재를 할 규정이 없다. 이 때문에 정부도 지방의회가 주민 여론을 반영해 의정비 결정을 번복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유성구청 이인기 기획감사실장은 “정부로부터 시정 권고를 받아 구의회에 전달했지만 지방자치단체가 의원들에게 직접 압박을 가할 수는 없어 답답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의정비 인상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는 지방의회가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그동안 전국 지방의회에서는 외유성 해외 연수, 비리 연루 등의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대전 유성구의회 의원 3명은 9월 14일부터 23일까지 여행사 관광상품을 이용해 프랑스·영국·스위스·이탈리아 4개국을 다녀왔다. 여행경비는 구 예산으로 1600만원을 썼다. 이에 대해 대전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감사원 감사를 청구한 상태다. 민주당 소속 배정환 전 김해시의회 의장은 건설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올해 5월 구속기소됐다.



충북도의회는 올 들어 비밀리에 유급보좌관 신설과 의원 개별 사무실 마련을 추진하다가 여론이 나빠지자 없던 일로 했다.



 겸직이 가능한 지방의원 의정비를 무작정 올려주는 게 옳으냐는 지적도 있다. 충북도의원 31명(교육의원 4명 제외) 가운데 세무사·건설업·축산업 등 직업을 가진 의원은 15명으로 절반 가까이 된다. 도의원의 1인당 평균 재산(2010년 기준)은 10억4000만원에 달한다.



 배재대 정연정(공공행정학) 교수는 “지방의원들이 멋대로 의정비 인상률을 산정할 수 없도록 공무원처럼 급여 산정 기준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방현·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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