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론스타 또 먹튀? … 예보, 어이없게 빚 300억 떠안아

중앙일보 2011.11.03 00:33 종합 18면 지면보기
2007년 론스타펀드의 극동건설 매각 과정이 론스타-예금보험공사(예보) 간 법정 다툼으로 4년 만에 도마에 올랐다. “론스타가 꼼수에 가까운 매각 작전을 통해 7000억원대의 이익을 올린 것”이란 주장과 “예보가 넋 놓고 있다가 당한 셈”이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론스타 - 예금보험공사 무슨 일 있었나

 2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론스타는 올 4월 예금보험공사를 상대로 한 국제중재에서 승소하자 지난 8월 법원에 “국제중재 판정에 따라 300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예보는 “돈을 지급할 이유가 없다”며 맞소송을 냈다. 론스타와 예보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론스타와 예보의 악연은 2000년으로 거슬러올라간다. 당시 예금보험공사 산하 정리금융공사는 론스타로부터 “부산화물터미널 부지에 아파트를 지어 분양 이익을 나누자”는 제의를 받았다. 예보는 론스타와 50대 50의 투자 비율로 합작사를 세웠다. 경영은 론스타 측이 맡았다. 론스타가 이사회에 3명을 파견했고, 예보 측에서는 2명을 보냈다.



 합작사는 2002년 터미널 부지 용도변경을 위해 세워진 론스타 관계회사인 창일인베스트먼트(창일)와 사업 위탁계약을 한 뒤 2004년 해밀컨설팅(해밀)을 사업 시행사로 선정했다. 또 론스타에서 지분 98.1%를 1700억원에 사들인 극동건설이 우선시공사로 선정됐다.



 하지만 ‘개발이익’의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지역 사회에서 “용도변경을 해주면 론스타 등 특정 업체에만 이익이 돌아간다”는 특혜 시비가 제기됐다. 결국 주무관청인 건설교통부는 2004년 말 “부산터미널 부지에 아파트를 지을 수 없다”며 불허 결정을 내렸다.



 그로부터 3년 후인 2007년 론스타는 극동건설 매각 등 부산 사업에서 손을 떼는 작업에 들어갔다. 하지만 극동건설 매각엔 걸림돌이 하나 있었다. 부산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게 된 1810억원의 연대보증 채무였다.



 론스타는 2007년 6월 초 창일을 통해 자본잠식 상태에 놓인 해밀을 120억원에 사들였다. 같은 달 22일 해밀은 극동건설을 연대보증에서 풀어줬다. 이 과정에서 론스타 계열의 금융회사에서 대출을 받아 기존의 은행 대출을 갚았다. 같은 날 론스타는 웅진그룹과 극동건설 매각계약을 체결했다. 이렇게 해서 론스타에 들어온 매각대금은 6600억원. 론스타가 극동건설로부터 받은 배당금 2200억원까지 포함하면 투자비용을 빼고도 7000억원대의 이익을 본 셈이었다.



 론스타는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합작사 이사회가 해밀의 잔여 채무 220억원을 떠안는 내용의 계약을 승인한 뒤 국제중재재판소에서 “해밀 잔여 채무와 각종 비용의 절반인 300억원을 지급하라”는 판정을 받아낸 것이다. 국제중재에 이어 소송에 휘말리게 된 예보 측은 “론스타가 극동건설 매각을 위해 예보를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예보 측 변호인은 “당시 합작사 이사회에 론스타 측 이사 3명만 참석했다”며 “이사회 정족수(5명 중 4명)를 채우지 못한 만큼 무효”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론스타 측 변호인은 “극동건설 매각과 관계가 없는 일인데 예보 측이 무리한 주장을 펴고 있다”며 “부산 사업이 무산되면서 손실을 본 부분을 절반씩 부담하자는 취지며, 국제중재에서도 받아들여진 사안”이라고 했다. 



김현예 기자



◆론스타(Lone Star) 펀드=1989년 미국에서 설립된 투자 전문 펀드. 98년 한국에 진출해 스타타워·극동건설·한국외환은행 등을 잇따라 인수했다. ‘외환은행 헐값 매각’ 의혹이 일면서 2005년 검찰의 수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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