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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판드레우의 ‘도박’ … 세계경제 또 뒤죽박죽

중앙일보 2011.11.03 00:21 경제 1면 지면보기
파판드레우 그리스 총리가 국민투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유럽연합(EU) 본부에서 열린 파판드레우 총리의 기자회견 장면. [브뤼셀 로이터=뉴시스]


게오르기오스 파판드레우(59) 그리스 총리가 긴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밀어붙이고 있다. 2일(한국시간) 그는 그리스 안팎의 반발에도 긴급 각료회의를 열어 국민투표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직후엔 참모총장마저 전격 해임했다. 쿠데타 사전 차단이란 해석이 제기됐다. 그리스의 경제뿐 아니라 정정마저 불안한 셈이다. 앙겔라 메르켈(57)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56) 프랑스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55)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은 사태 진화를 위해 이날 독일 베를린에서 긴급 회동했다.

4일 신임투표 앞두고 ‘유로존 탈퇴 국민투표’ 승부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3~4일)마저 그리스 소용돌이에 휘말릴 가능성이 커졌다. 모든 게 불확실해진 마당에 중국·브라질 등이 유럽 지원을 흔쾌히 결정하기는 더욱 힘들다. 더욱이 G20 정상회담 폐막일인 4일 밤엔 파판드레우에 대한 신임투표가 그리스 의회에서 실시된다. “신임투표는 파판드레우의 코앞에 놓인 허들”이라며 “그가 신임받으면 국민투표는 강행되고, 반면 신임받지 못하면 국민투표가 무산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현재 파판드레우가 이끄는 집권 사회당 의석수는 전체 300석 가운데 152석이다. 집권당 의원 단 2명만 등을 돌려도 파판드레우는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의회 분위기는 그에게 우호적이지 않다. 우파인 신민주주의당과 집권 사회당 일부 의원들이 국민투표 실시를 강하게 비판했다. 불신임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렇다고 불신임이 조기 진화를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스의 정치평론가 니코스 디모는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파판드레우가 불신임되면 조기 총선이 불가피하다”며 “이는 국민투표에 버금가는 정치 소용돌이”라고 말했다.



 정부 대변인인 안겔로스 톨로스는 “의회가 파판드레우 총리를 신임해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파판드레우도 “재신임은 당연하다”고 자신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투표에서 유로존 탈퇴 여부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애초 그는 “추가 긴축을 지지하는지 여부를 묻겠다”고 했다.



 국민투표는 내년 1월 중순쯤 실시될 전망이다. 1차 구제금융 6회분 80억 유로(약 12조원)가 거의 고갈될 즈음이다. 그리스의 긴축 이행 여부와 또 다른 긴축 여부를 놓고 논란이 비등해질 만한 때다. 긴축을 지지하는 쪽엔 불리하기 짝이 없다. 긴축안의 부결은 그리스의 국가부도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하지만 가결되면 “그랜드 플랜이 추진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하지만 “파판드레우가 국민 지지를 등에 업고 채권 금융회사들의 더 큰 고통분담(원리금 탕감)을 요구할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는 내다봤다.



 이날 미국과 유럽 주가가 급락했다. 이탈리아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시장 금리)은 연 6%를 넘어섰다. 이자 부담이 힘겨워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일반적으로 7%를 넘어가면 구제금융이 필요한 것으로 여겨진다. 로이터 통신은 “그리스의 국민투표 결과를 보기도 전에 이탈리아 등이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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