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전문가 칼럼] 천안·아산 지역 전·월세 사기사건을 보면서

중앙일보 2011.11.01 03:20 11면
일러스트=박소정
주택시장 침체와 1, 2인 가구 증가에 이어 최근의 전·월세난까지 더해지면서 중·소형 주택의 인기가 상승하고 있다. 중·소형 주택의 전·월세난이 심화되면서 전·월세 사기도 성행하고 있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이사를 준비하는 세입자들은 주의해야 할 사항이 많다.



 전세 사기 피해를 보게 되면 임대인, 임차인, 해당중개업소 등도 책임을 져야 하므로 철저히 분석하고 정보를 획득해야 한다.



 최근, 사기범 3명이 천안·아산지역 아파트를 월세로 빌린 후 공·사문서를 위조하고 집주인인 것처럼 속여 150명에게 총 48억1250만원의 피해를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피해자들은 2000~3000만원의 전세금을 받지 못하게 됐다. 월세를 준 소유자도 피해를 본 세입자를 매정하게 내보낼 수도 없는 처지가 됐다.



 사기범들은 서울과 수도권지역의 전·월세파동을 계기로 비교적 수요자가 많은 천안·아산지역을 선택했다. 등기부 상에 담보권 설정이 돼 있지 않은 아파트를 대상으로 전·월세 계약을 한 후 등기부 상의 소유주 인적사항을 파악했다. 관련 공적 장부를 위조해 세입자와 중개업소를 속였다.



 사기 사건이 발생하는 원인은 무엇일까? 이것은 매매에 비해 임대차 계약을 할 때 ‘계약체결하고 주민등록, 확정일자만 받으면 문제없다’고 생각하는 세입자가 많기 때문이다.



 피해사례를 보면, 임대인의 신분을 철저하게 확인하지 않는다. 집 소유자라고 하는 사람이 제시하는 신분증을 육안으로 확인하는 정도가 대부분이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은 위조가 가능하다. ‘해당 부동산에 실제로 거주하고 있다’는 것도 소유자임을 식별하는 부분이지만 이 방법도 안전하지 못하다.



 전세금의 지급을 상대방 금융계좌로 입금되는 방법을 신분확인의 보조수단으로 여기고 있다. 그러나 위조 신분증으로 계좌를 개설하는 경우도 많다. 신분증 위조가 완벽하면 은행에서도 위조 신분증을 믿고 계좌를 개설해 주기 때문이다.



 본인 확인은 등기부 등본, 재산세 납부영수증, 관리비 영수증 등을 통해 가능하다. 이러한 서류 확인도 완벽한 방법일 수는 없다. 이런 과정을 통해 상대방의 진정성 여부는 확인할 수 있다. 인근 주민을 통해 주인의 인상착의 등 정보를 수집하는 것도 방법이다.



 실제 부동산 위조 사기사건을 보면 의외로 허점이 존재한다. 등기권리증과 주민등록증 상의 한자가 일부 다르기도 했다. 관련 관공서 장부 상에 기재된 주민번호가 다른 경우도 있었다. 등기권리증 용지가 당시에 사용되지 않는 용지거나, 주민등록증 하단에 관공서 직인이 일치하지 않기도 했다. 이러한 사례가 보여 주 듯, 본인 여부 확인은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이런 노력이 필요한 이유는 사건 발생시 임차인에게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소유자가 사기를 당한 임차인을 상대로 집을 비워달라고 하는 건물명도청구소송이 발생하게 된다. 임차인이 패소할 가능성이 크다. 임대차계약과정에서 임차인이 일단 권리 없는 자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집주인과의 관계에서 보증금을 반환 받을 권리가 없을 수 있다.



 결국 본인 여부 확인을 위해선 꼼꼼한 서류상의 확인 절차와 다양한 방법을 통한 정보 획득이 필요하다. 매매 계약에는 많은 주의를 기울이면서 임대차 계약은 쉽게 생각하는 세입자의 태도에도 문제가 없는지 자성해 볼 필요가 있다.



이영행 부동산학 박사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