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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 마지막 뱃사공 ‘마을장인’ 된다

중앙일보 2011.11.01 00:14 종합 22면 지면보기
세계문화유산인 안동 하회마을의 전통은 마을장인 29명이 이어간다. 안동시는 이들 중 일부를 시의 문화유산으로 지정할 예정이다. 사진은 나룻배장 이창학(57)씨의 모습.


안동 하회마을에 사는 류시정(66)씨는 가을걷이가 끝난 뒤 더 바빠진다. 추수를 마친 볏짚으로 초가지붕을 새로 이는 일 때문이다. 올해로 50년 가까이 이 일을 해 왔다.

초가 이엉 얹기·상여 운구 …
6대 민속마을 주민들 대상
문화재 전 단계 ‘장인’ 지정
문화재청 “전래 문화 계승”



 그는 하회마을의 80여 채 초가집은 물론 안동댐 주변의 민속촌,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봉화의 닭실마을 등지를 다니며 초가지붕을 새 볏짚으로 덮는다. 류씨는 “별 기술은 아니지만 배우려는 젊은이가 없어 앞으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안동 하회마을 등 국가지정 전국 6개 민속마을에서 전래 생활문화와 관련된 무형유산이나 기능·예능을 보유한 류씨 같은 주민을 대상으로 ‘마을장인’ 제도를 마련해 보존하기로 했다. 인간문화재의 전 단계에 가깝다.



 문화재청 김정남 민속마을담당은 “민속마을에 이런 장인이 있어야 점차 사라지는 우리 것을 지키고 차별화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건물만 남아 있는 민속마을은 더이상 생명력이 없다는 것이다.



  하회마을보존회는 이미 초가장·담장장 등 주생활 등 5개 분야 15개 종목에서 마을장인 29명을 1차 지정했다. 초가지붕을 이는 초가장을 비롯해 흙담·돌담을 쌓는 담장장, 종가의 내림음식인 청주 빗기, 선유줄불놀이·내방가사 등 놀이 전승자, 서원향사나 고유제를 전문으로 지내는 장인, 나루터 뱃사공, 하회탈·장승을 만드는 장인, 상여장 등 다양하다.



 나룻배장 이창학(57)씨는 삿대로 운항하는 하회마을의 마지막 뱃사공이다. 하회마을 나룻배는 1985년까지 마을 앞 강나루에서 건너편 부용대와 옥연정사 등을 오갔다. 나룻배는 2004년 복원돼 현재 관광객을 실어나른다. 지난 주엔 마을에 초상이 나 이규섭(49) 상여장이 전통 상여를 꾸려 운구했다.



 하회마을보존회 류진한(62) 회장은 “마을장인에게 곧 지정서를 전달해 자부심을 심을 예정”이라며 “이들의 기능·예능을 소득과 연결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보존회는 앞으로 정기적으로 마을장인의 기예를 선보이거나 전수하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문화재청은 잠자는 문화를 깨우는데 필요한 마을장인 예산을 지원할 예정이다.



  경주 양동마을도 초가장 등 마을장인 22명을 1차 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성주 한개마을은 전통음식장을 포함해 9명을 뽑았다.



송의호 기자



◆마을장인 제도=민속마을 주민이 1단계로 마을장인을 지정하면 2단계로 해당 시·군이 내년 중 우수 장인을 다시 뽑는다. 도와 문화재청은 다시 3단계로 이들 가운데서 무형문화재를 지정할 계획이다. 안동 하회마을이 뽑은 마을장인은 ▶초가장 류시정(66)·류시섭(56)·이규섭(49)·류성태(67)·이창학(57)▶담장장 류시정(66)·류시봉(76)·류걸하(68)·이창학(57)▶향토음식 김선진(73)·문두원(60)·권분늠(49)·류한윤(56)▶가양주 이정숙(57)·최소희(82)▶선유줄불놀이 류재하(61)▶화전놀이 배순자(61)·장인자(64)▶내방가사 김수갑(77)·류시재(64)▶동신신앙 김종흥(56)▶짚공예 류시재(64)·류도봉(70)▶하회탈 김동표(59)▶장승장 김종흥(56)▶상여장 이규섭(49)·류도중(63)▶나룻배장 이창학(57)·류시중(51) 등 29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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