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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현대차 내부거래 비중 높다

중앙일보 2011.10.18 00:43 종합 10면 지면보기
대기업들의 ‘일감 몰아주기’가 심각한 것으로 집계됐다. STX그룹의 지난해 매출 18조3000여억원 중 4조3000억원(23.49%)은 내부거래였다. 현대자동차그룹(21.05%·25조1200억원)과 OCI(20.94%·1조3300억원)도 내부거래 비중이 20%를 넘어섰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7일 이 같은 내용의 ‘대기업집단 내부거래 현황’ 을 조사, 발표했다.


공정위, 43개 대기업 분석 … ‘일감 몰아주기’ 발표

 공정위 관계자는 “43개 대기업(자산 5조원 이상)의 1083개 계열사를 분석한 결과 1201조5000억원의 매출 중 내부거래가 144조7000억원(12.04%)이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대기업의 내부거래 현황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일감 몰아주기는 총수 일가의 지분이 많은 계열사일수록 두드러졌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 미만인 업체(831곳)는 내부거래 비중이 12.06%에 그쳤지만, 총수 일가 지분이 100%인 업체(34곳)는 이 비중이 37.89%로 크게 뛰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권오인 부장은 “그동안 총수 일가의 편법적 재산 상속이나 재산 증식의 수단으로 내부거래가 활용된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졌었는데, 이번 통계로 그 실체가 드러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CJ 이재현 회장과 자녀들이 지분을 100% 보유한 씨앤아이레저산업의 경우 CJ그룹 건물 관리를 통해 올리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97.09%였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광고대행사 이노션도 그룹 내 매출이 전체의 48%에 육박했다. 이 회사의 지분은 정몽구 회장의 딸 정성이 이노션 고문과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각각 40%씩 보유하고 있다.



 비상장기업일수록, 기업 규모가 작을수록 일감 몰아주기가 심했다. 비상장기업은 주주 구성이 단순해 시장의 감시를 받을 염려가 적다. 또 매출이 작은 업체는 일감을 몰아주면 규모를 빠르게 키울 수 있어 재산 증식에 더 유리하다. 실제로 비상장사 867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22.59%로 상장사 216곳 평균(8.82%)의 두 배가 훨씬 넘었다. 또 매출액이 100억~1000억원인 업체 627곳의 내부거래 비중은 42.36%로 매출액 1000억~1조원인 업체(922곳)의 29.06%보다 13%포인트 이상 높았다. 공정위는 수출 대기업들의 내부거래도 눈여겨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출액을 제외하고 따진 내부거래 비중은 현대차그룹이 매출의 44.17%, LG그룹이 40.38%, 삼성그룹이 35.63%였다.



 공정위 정중원 경쟁정책국장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와 편법적 재산 증식에 대해 국민적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내부거래 현황을 매년 공개해 시장이 쉽게 감시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관련 공시 규정을 손보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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