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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죄는 중국 ‘오버킬’?

중앙일보 2011.10.18 00:42 경제 1면 지면보기
기두 만테가(62) 브라질 재무장관은 금융시장 이코노미스트들 사이에서 ‘카나리아’로 불린다. 심상찮은 일을 곧잘 경고해서다. 그는 지난해 통화전쟁을 예고했다. 이런 그가 이달 15일 중국 경제를 입에 올렸다. 그는 “세계 최대 자원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가 계속 둔화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의 조국 브라질은 요즘 중국에 자원을 팔아 먹고사는 형편이다.


4분기 7%대 성장 예상 … 심상찮은 중국 보는 두가지 시선

 중국 경제를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보는 건 만테가뿐이 아니다. 최근 서방 금융그룹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중국 경제가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성장률이 모두 7.5%에 그칠 것 같다고 내다봤다. UBS도 각각 7.7% 정도로 전망했다. 최근 흐름보다 2~3%포인트 정도 낮은 성장률이다. 오늘(18일) 발표될 올 3분기 성장률은 9.3%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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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인은 두 가지다. 중국 정부의 돈줄 죄기와 미국·유럽 시장의 수요 감소다. 중국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대출을 억눌렀다. 지난주엔 편법 대출 통로인 ‘그림자 채널’마저 봉쇄하기 시작했다. 자금난에 중소기업들이 줄도산하고 있다. 미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인 데릭 시저는 최근 보고서에서 “신용경색 조짐이 보인다”고 말했다. 정작 중국 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올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6%를 웃돌았다. 중국의 억제 목표치는 4%대다.



 최근엔 ‘긴축과잉(overkill)’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국·유럽 시장의 수요가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 중국 정부의 긴축이 경제를 진정시키는 게 아니라 침체에 빠뜨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또 다른 먹장구름(위기 요인)은 중국 내부에서 피어오르고 있다. 중국 지방정부가 짊어진 빚은 올 6월 말 기준 12조 위안(약 2160조원) 정도다. 크레디트 스위스는 “이 가운데 30~40% 정도는 부실화됐을 것”이라고 봤다. 설상가상으로 집값마저 흔들리고 있다. UBS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인 타오왕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 1월 집값이 떨어진 도시는 한 곳이었는데 8월엔 26곳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 4분기엔 중국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침체할 것이란 전망이 대세다.



 그 결과 지속 성장론은 힘을 잃었다. 중국 경제가 3~5년 정도 좋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단지 그 패턴을 두고 예측이 다를 뿐이다.



 ‘닥터둠’ 뉴욕대 누리엘 루비니(경제학) 교수는 “위기의 판도라 상자가 거대한 파열음을 내며 열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올 들어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정자산 투자 붐의 부작용 때문에 2013년께엔 버블 붕괴-금융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위기는 루비니가 제기한 ‘퍼펙트 스톰(최악의 위기)’의 일부이기도 하다. 그는 “경제가 중국 공산당의 의도나 통제에서 벗어나 스스로 움직일 만큼 시장화와 금융화가 진행됐다”고 진단했다. 중국이 전통적인 버블 붕괴 과정을 좇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반면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경영대) 교수는 연착륙 쪽이다. 그는 지난주 말 본지와 전화통화에서 “중국 정부가 공상은행(ICBC) 등 4대 은행 주식을 사들이는 것을 봤는가”라며 “금융 부실도 그처럼 중국 정부가 넘겨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부실을 떠안으니 서구식 위기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얘기다.



 페티스 교수는 “대신 중국 경제 성장률은 오랜 기간 둔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연 3~6% 정도 성장하는 국면이 5년 이상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폭발적인 위기는 없으나 성장 엔진이 식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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