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광래 전화 한 통에, 훨훨 난 손흥민

중앙일보 2011.10.18 00:11 종합 35면 지면보기
손흥민(19·함부르크·오른쪽)이 17일(한국시간) 독일 분데스리가 프라이부르크와의 원정경기 전반 12분 헤딩으로 선제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
손흥민(19·함부르크)도 조광래(57) 감독도 흔들리지 않았다. 대표팀 차출 거부 문제로 여론의 질타를 받은 손흥민이 골로 부담을 털어냈다. 손흥민은 17일(한국시간) 끝난 독일 분데스리가 9라운드 프라이부르크와의 원정경기에서 전반 12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시즌 3호골로 2-1 승리에 기여했다.

아버지 “대표팀서 부르지 않았으면”
조 감독 “이해한다, 훈련 전념하라”
손흥민 “죄송 … ” 곧바로 시즌 3호골



 마음고생이 심해서였을까. 손흥민의 표정은 어느 때보다 밝았다. 경기가 끝난 뒤 감독대행을 맡고 있는 프랑크 아르네센 단장과 꼭 껴안으며 밝게 웃었다. 유소년팀에서 자신을 지도한 로돌포 카르도소 수석코치와도 기쁨을 나눴다.



 손흥민은 지난 12일 이른바 ‘아버지 파문’에 휩싸였다. 11일 아랍에미리트(UAE)와 월드컵 예선을 치르고 독일로 돌아가는 출국 현장에서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씨는 취재진에게 “흥민이는 소속팀에서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대표팀에서도 풀타임으로 뛸 실력이 아니다. 당분간 대표팀에서 부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본인의 뜻은 아니었지만 손흥민은 ‘신성한 대표선수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날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15일 한국에서 걸려온 반가운 전화 덕이다. 전화기 너머 들린 목소리의 주인공은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이었다.



 조 감독은 “아버지가 자식을 위하는 마음을 이해한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전적으로 너를 신뢰하고 있다. 중간에서 부담 갖지 말고 소속팀 훈련에 전념하라고 일러줬다. 11월 중동 원정 때 반드시 부를 테니 실력을 더 가다듬고 있으라고도 했다. 아랍에미리트가 더우니 철저히 준비하고 다음 달 (유럽파) 형님들 손잡고 오도록 하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조 감독에 따르면 손흥민의 첫 반응은 “죄송합니다”였다. 조 감독은 “어린 선수가 얼마나 마음이 무거웠겠는가. ‘네가 좋은 성과를 내야 아버지도 부담을 덜 것’이라고 위로했다. 통화 끝자락에 ‘고맙습니다’는 말을 연발하더라. 독일에 돌아가자마자 골을 넣어 다행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정신적으로 더 성장한다면 본인에게 득이 될 것이다. 이번엔 축하전화를 한 번 더 해야겠다”며 웃었다.



장치혁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