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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기업 사회공헌 다양해져야

중앙일보 2011.10.17 00:16 경제 12면 지면보기
이동수
한국화이자제약 대표
얼마 전 목포에서는 이혼한 아들 부부를 대신해 6년 동안 손자를 키워온 70대 노인이 손자와 자신의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빨리 고령화가 진행되는 대한민국의 현실과 조손가정, 한부모가정, 다문화가정 등 특수 가정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현상 속에서 이러한 비극은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조손가정의 수는 1995년 3만5000여 가구에서 2011년 6만9000여 가구로 6년 만에 두 배가 됐다. 조손가정의 아이들은 부모의 빈자리로 인한 상실감과 소외감 때문에 누군가의 꾸준한 관심과 보호, 지도가 없으면 자칫 삐뚤어지게 성장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한국화이자제약은 100여 명의 임직원으로 구성된 봉사단을 꾸리고 조손가정 아동을 후원하기 위한 ‘조손가정 행복 만들기 캠페인’을 시작했다. 지난해 캠프에 참가해 보니 걱정했던 바와 달리 아이들은 우리에게 너무나 빨리 마음의 문을 열어 줬다. 엄마·아빠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도록 일대일로 짝지어진 직원 봉사자들에게 아이들은 진짜 부모에게처럼 마음을 터놓고 다가왔다. 그러고는 오히려 봉사자들에게 더 큰 감동을 전했다. 1박2일의 캠프 일정 내내 맑고 구김살 없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며 기업은 기업대로, 그리고 정부와 사회는 각자의 위치에서 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서로 함께 노력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아이들에게는 당장 새 책가방이 생기고, 급식을 지원받고,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살 금전이 더 시급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저 경제적 도움을 주고 마는 일회성 관심보다는 스스로 삶을 설계하고, 인재로 성장해 어엿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꾸준히 함께하는 것이 훨씬 실질적이고 의미 있는 후원 아닐까.



 지난해 ‘꿈꾸는 캠프’에서 특강을 진행한 강사가 조손가정 아이들에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필자도 순간 말문이 막힐 만큼 다소 추상적이고 철학적인 질문이었다. 그때 손을 번쩍 들고 “꿈이 있는 사람요”라고 답했던 그 씩씩한 남자아이의 눈빛이 아직도 선명하다. 조손가정에 대해 정부와 기업, 사회 모두가 더욱 강한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이유가 그 답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동수 한국화이자제약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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