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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2억원’ … 시늉만 낸 루이뷔통의 첫 기부

중앙일보 2011.10.12 00:24 경제 8면 지면보기






정선언
경제부문 기자




“한국은 루이뷔통의 세계 넷째 시장이라고 했는데 정작 사회공헌 활동에는 인색한 것 같습니다.”



 지난달 10일 세계 최초 공항매장인 인천공항점 개점 행사에 참석한 이브 카셀 루이뷔통 회장이 기자들로부터 받은 질문이다. 잔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날 선 질문이 나온 데엔 이유가 있었다. 지난해 루이뷔통이 한국에서 올린 매출은 4273억원(면세점 제외), 순이익은 400억원이었던 반면 기부금은 5855만원이었다. 기부금이 순이익의 0.14%에 불과하다 보니 ‘쥐꼬리 기부’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카셀 회장은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것은 우리의 글로벌 전략이다. 이미 SOS어린이마을을 통해 전 세계 어린이를 돕고 있다”고 말했다. SOS어린이마을은 오스트리아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 비정부기구(NGO)다. 그는 “한국SOS어린이마을 지원 계획을 갖고 있다.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어린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고 취업하기까지 지속적으로 후원하겠다”고 말했다.



 그 결과물이 나왔다. 10일 루이뷔통코리아는 한국SOS어린이마을과 사회공헌 협약을 맺고 보도자료를 냈다. 루이뷔통은 “창사 이래 처음 맺는 기부 협약”이라고 했다. 협약 문구는 간단했다. ‘오랜 역사’ ‘장인정신’ 같은 미사여구를 걷어내면 ‘루이뷔통코리아와 한국SOS어린이마을이 동반자적 관계를 구축하고자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한다’가 전부다. 구체적 내용을 확인해봤다. 대구·서울·순천 시설에 도서관 건립 및 언어치료실 보수공사를 후원하고 승합차 1대를 지원하겠다는 것이었다. 지원 규모에 대해 루이뷔통코리아는 “소문 내는 걸 좋아하지 않는 프랑스 기업 특성상 밝히기 곤란하다”고 했지만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결과 2억원가량이었다.



 그나마도 SOS어린이마을 본부가 루이뷔통의 후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한국지부에서 루이뷔통코리아를 접촉했다고 한다. 지난해부터 2년에 걸쳐 논의한 끝에 얻어낸 성과였다.

직원 봉사활동 등을 이어갈 방침이긴 하지만 경제적 지원은 올해로 한정돼 있다. 루이뷔통 측은 “내년에도 기부를 계속할 계획이지만 그 대상은 SOS어린이마을이 아닐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이익을 많이 내는 건 좋은 일이다. 사회복지기관도 아닌데 기부를 강요할 일도 아니다. 하지만 버는 것에 비해 지역사회 기여가 적은 게 아니냐는 비판에 “우리도 열심히 하고 있다”고 항변했던 걸 떠올려 보면 빈약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정선언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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