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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우 기자의 확대경] SK 최정 ‘맞아서라도 나간다’ 절박함이 가른 승부

중앙일보 2011.10.12 00:01 종합 33면 지면보기








타석에 들어선 최정(SK)의 눈빛은 매서웠다. 2차전까지 10타수 무안타.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한 해법이 필요했다. 최정의 선택은 단순하고 과격했다. 타석에서 두 발의 위치를 홈플레이트 쪽으로 갖다 붙였다. 양발 끝을 배터박스 앞쪽 경계선에 맞춘 듯 서서 투수를 잔뜩 노려봤다. “맞고라도 나갈 테니 던질 테면 던져 봐라”고 소리치는 듯했다.



 최정은 이날 안타를 때려 내지 못했다. 그러나 몸에 맞는 공 두 개를 얻어 내며 두 차례 출루했다. 그중 한 번이 SK가 득점에 성공한 6회에 나왔다. 1사 2루에서 최정은 몸에 공을 맞고 출루했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안치용의 적시타 때 홈까지 밟았다. 이 경기의 승부처였다.



 타자가 의도적으로 배터박스 앞쪽에 당겨서는 이유는 분명하다. 투수에게 심리적 압박감을 주기 위해서다. 몸쪽 공 투구를 차단하는 한편 몸에 맞을 수 있다는 부담을 줘 가운데로 몰리는 실투를 유도한다. 또 시각·심리적으로 스트라이크 존이 좁아 보이게 하는 효과를 얻는다. 반면 공에 맞기 쉽고 부상 위험도 크다. 하지만 최정은 “찬밥, 더운밥을 가릴 여유가 없다”는 태도였다.



 SK 타자 대부분이 최정처럼 절박한 자세로 경기하는 느낌을 준다. 포스트시즌에는 많은 타자가 타석에서 홈플레이트 쪽으로 붙는다. 그렇지만 준플레이오프에 나선 SK 타자들은 유난스럽다. 1차전에서는 KIA 투수 윤석민의 바깥쪽 공략이 워낙 좋아서, 2차전에서는 로페즈의 코너워크가 뛰어나서 별무소득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3차전에서 효과를 봤다. 



허진우 야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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