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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분기 펀드 평가] 러시아·중국·브라질 … 날개없는 해외 펀드

중앙일보 2011.10.10 00:12 경제 10면 지면보기



환노출형이 환헤지형 펀드보다
원화가치 약세로 수익률 높아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는 것인가. 해외 펀드의 추락은 올 3분기에도 멈추지 않았다.



 3분기 해외 펀드는 전 유형에서 수익을 내지 못했다. 특히 주식형 펀드는 무려 21.34%의 손실을 냈다. 지역별로는 러시아가 -28.93%로 가장 나빴다. 이어 중국(-24.45%)·브라질(-20.71%) 순서로 하락폭이 컸다.



 김태훈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해외 펀드 투자의 상당수가 변동성이 큰 신흥국에 몰리면서 시장 조정기에 하락폭이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일본 펀드도 8.9% 손실을 내긴 했지만 다른 지역에 비해선 선방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독일이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을 승인해 일본 은행주가 큰 폭으로 반등한 게 수익률 개선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급락장에서 수익률 승부는 엉뚱한 데서 갈렸다. 원화가치 변동에 따른 위험을 그대로 둔 환노출 펀드가 위험을 줄인 환헤지 펀드보다 수익률이 높았던 것이다.



3.18% 수익률로 해외 주식형 펀드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린 ‘프랭클린템플턴재팬플러스 클래스 A’는 엔고(円高) 현상의 덕을 봤다. 환노출 구조를 택한 까닭에 유럽 재정위기로 달러화와 함께 엔화가 안전자산으로 대접받자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 ‘PCA 차이나 드래곤 A Share A-1 클래스 A’(-1.51%)와 ‘PCA 차이나 드래곤 A Share[환헤지] A-1 클래스 A’(-7.39%)처럼 투자 종목과 운용방식은 똑같지만 환헤지 여부만 다른 ‘짝꿍 펀드’를 보면 환노출 펀드가 더 유리했다는 걸 더 분명히 알 수 있다. 원화가치 약세로 환노출 펀드의 수익률이 더 높았기 때문이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이미 원화 약세가 심한 상태여서 새로 가입할 때는 환헤지형에 투자하는 게 안전하다”고 말했다.



 같은 중국 펀드지만 중국 본토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가 홍콩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홍콩 H주 펀드)보다 더 나은 성과를 거둔 것도 흥미롭다. 전체 해외 주식 펀드 가운데 3위에 오른 ‘PCA 차이나 드래곤 A Share A-1 클래스 A’를 비롯해 ‘삼성 차이나 2.0본토 2(A)’(-4.75%), ‘한화꿈에그린차이나A주트레커자UH- 1 C/Cf2’(-6.15%) 등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중국 펀드는 모두 중국 본토에 투자한다. 반면에 ‘JP모간차이나 A’(-37.53%),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1 종류A’(-30%) 등 홍콩 H주에 투자하는 펀드는 수익률 최하위권에 머무르는 시련을 겪었다. 3분기 상하이 증시가 14.6% 하락하는 동안 홍콩 증시는 21.5% 떨어지며 더 크게 주저앉은 게 가장 큰 원인이다. 홍콩은 중국 본토와 달리 외국계 자금의 유출입이 자유롭고, 금융주 비중이 커 유로존 위기에 더 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 펀드에 실망한 투자자의 ‘엑소더스(탈출)’는 3분기에도 이어졌다.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2조486억원, 2조9082억원이 빠져나간 해외 주식형 펀드는 3분기에도 1조7293억원이 유출됐다. 2분기 1조2068억원이 유입됐던 해외 채권형 펀드는 3분기에는 3518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해외 펀드에서 자금이 썰물처럼 사라지는 모양새다.



 김태훈 연구위원은 “2007년 해외 펀드가 정점일 때 가입한 투자자 중 손실을 만회하지 못해 환매를 못하는 경우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더 많은 자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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