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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여성들 웃으세요” 밴드 만든 의사들

중앙일보 2011.10.05 00:50 종합 21면 지면보기



8일 핑크리본 음악회 서는 대구 유방외과의 ‘DB밴드’



대구지역 유방외과 의사들로 구성된 DB밴드 단원들이 영남대 연습실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이들은 오는 8일 대구 대봉교 생활체육광장에서 열리는 유방암 핑크리본 음악회에서 데뷔 무대를 치른다. 맨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김진영·박호용·김종수·이준혁·전영산·김지건·최은아씨, 가운데 보컬은 왼쪽부터 정진향·정영주씨. [프리랜서 공정식]







‘헤이 헤이 헤이∼ 햇살이 한가득 파란 하늘을 채우고, 눈부신 그대가 나의 마음을 채우고∼어두운 날들이여 안녕….’



 지난달 30일 오후 9시 대구시 남구 대명동 영남대 의과대학 강의동의 학생 밴드 연습실. 교수 연구실만한 작은 공간에 기타와 드럼·키보드 소리에 맞춰 마이크를 잡은 듀엣이 인기그룹 자우림의 ‘헤이 헤이 헤이’를 몇 번씩 반복해 불렀다. 대구지역 유방외과 의사 9명으로 구성된 DB(Daegu Breast)밴드의 연습 현장이다.



 이들은 8일 오후 대구 대봉교 생활체육광장에서 열리는 유방암 핑크리본 음악회에 참여한다. 환자와 시민들 앞에 서는 데뷔 무대다.



 DB밴드가 결성된 것은 지난 2월. 경북대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로 구성된 합창단 아마단이 만들어진 게 계기였다.



 DB밴드를 이끄는 경북대병원 박호용(47) 유방암센터장은 “의사들이 2∼3년 전부터 환자들에게 합창단 결성을 권유해 왔다”며 “환자들이 같이 화음을 내다 보면 삶의 기쁨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 의사와 개원의들은 환자들이 합창으로 행사 무대에 서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느냐며 그룹 사운드를 조직했다. DB밴드는 2주에 한번 연습에서 최근에는 매주 금요일 일과를 마친 뒤 오후 11시까지 맹훈련 중이다.



 10월은 의료계가 정한 유방암 계몽의 달이다. 유방암은 갑상선암과 함께 여성들이 걸리는 암 중 발병률 1∼2위를 차지한다. 하지만 조기 진단을 받아 수술하면 90% 이상 완치된다.



 유방암은 30대부터 70대까지 발병하지만 40대가 특히 많다고 한다. 문제는 유방암이 치료 과정에서 우울증을 부를 수 있다는 점이다. 유방 절제수술로 스트레스를 받고 항암 치료과정에서 탈모 현상 등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그래서 환자들에게 운동이나 음악 활동 등을 통한 긍정적인 생활을 강조한다.



 경북대병원 등 대구지역 4개 대학병원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는 환자는 연간 1000∼1200명에 이른다.



 유방암은 대구지역에서도 발병이 늘어나는 추세다. 박 센터장은 “유방암 발병률 증가는 서구화돼 가는 생활과 무관치 않다”고 말한다. 여성들의 결혼이 갈수록 늦어지고 아기를 덜 낳고 모유수유를 덜 한다. 거기다 채식보다 육식 섭취량이 많다. 일종의 선진국병인 셈이다.



 대구에는 유방외과 의사 4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유방암 수술은 세계적으로 비슷한 수준이라고 한다. 대구와 서울도 큰 차이가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박 센터장은 “유방암이 더 이상 죽을 병이 아니다”며 “조기 진단으로 수술하면 당뇨·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수준에 머무른다”고 강조한다. "DB밴드가 환자들과 한 무대에 서는 것도 더 많은 여성들에게 그런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다”며 "메디시티를 표방하는 대구시에서도 좀더 관심을 갖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의 053-200-3551



송의호 기자











◆핑크리본=유방암을 상징한다. 세계 공통이다. 대구유방암연구회(회장 박성환)는 8일 유방암의 예방과 조기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시민·환자·의료진이 함께 분홍빛 셔츠를 입고 신천 5㎞를 걸으며 캠페인을 벌인다. 음악회와 핑크조명 점등식도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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