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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복 할증 40% ‘택시비 폭탄’ 맞나

중앙일보 2011.10.05 00:43 종합 21면 지면보기



12월 시계외 할증 부활 추진





“서울시와 인접 도시의 경계가 없어지다시피 했고, 손님을 끌기 위해 할증을 하지 않고 다니는 택시도 많다. 할증제 폐지로 수도권 주민의 택시비 부담이 줄어들 것이다.”



 서울시가 2009년 6월 서울 택시에 대한 시계외 할증제를 폐지하면서 했던 설명이다. 당시 서울시는 택시 기본요금을 2400원으로 26% 올리는 대신 서울시 밖으로 나가는 택시에 대한 할증 요금을 없앤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2년4개월 만에 서울 택시의 시외 할증제가 부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서울시가 ‘택시요금 시외 할증제 부활에 대한 의견 청취안’을 제출했다고 4일 밝혔다. 시 계획대로 추진되면 12월부터 시외 할증제가 부활한다. 적용 시간은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로 낮 시간 운행 요금에 20%를 추가로 한다. 이미 심야 할증(0시~오전 4시)이 있기 때문에 심야에 서울시 밖으로 택시를 타고 가면 평상시보다 요금을 최고 40% 더 내야 한다.



 할증제가 부활하면 서울에서 택시를 타고 서울시와 맞닿아 있는 의정부·고양·김포·부천·광명·안양·과천·성남·하남·구리·남양주 등 11개 시로 갈 경우 추가 요금을 내야 한다. 이 밖의 지역은 지금도 할증제가 적용되고 있다.



할증 요금은 택시가 서울시 경계를 넘어가는 순간부터 적용된다. 예컨대 서울 대치동에서 성남 분당으로 가면 내곡터널을 지나면서 시외 할증이 시작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 직장을 두고 경기도 신도시에 사는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회사원 김정우(41·경기도 고양)씨도 “12월이면 송년회가 많아지는 시기인데 연말에 ‘택시비 폭탄’을 맞게 생겼다”며 “교통요금이 오르는데 다시 시외 할증제까지 부활시키는 건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성남시에 사는 윤진웅(36)씨는 “지금도 교통비가 골칫거리인데 할증까지 하면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요금이 오르면 사당 등에서 승객을 모아 싼값에 경기도 지역을 오가는 ‘총알택시’가 성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택시업계는 물론 환영이다. 한강콜택시의 한재충 관리이사는 “경기도 쪽으로 갔다가 서울로 올 때는 공차(승객 없이 운행)로 올 수밖에 없는데 연료비가 올라 기사들의 부담이 과거보다 훨씬 커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도 심야시간대의 승차거부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할증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김명용 택시물류과장은 “현재 가장 시급한 택시 관련 문제는 심야시간의 승차거부”라며 “시외할증제가 도입되면 택시가 적정한 수입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승차거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훈 기자



◆시계외 할증제=택시가 시 경계를 넘어갈 때 추가 요금을 받는 제도. 서울에선 심야 통행금지가 없어지면서 1982년 도입됐다가 2009년 6월 폐지됐다. 인천·경기 택시가 서울 등 다른 지역으로 갈 때는 계속 추가 요금을 받아왔다. 운수관리법에 따르면 시계 외 지역으로 가려는 승객을 태우지 않는 것은 불법(승차거부)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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