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법정 간 뽀로로 … ‘저작인격권’이 뭐기에

중앙일보 2011.10.05 00:26 종합 16면 지면보기



디자인한 오콘, 기획한 아이코닉스 상대 저작권 확인 소송





‘뽀로로의 진짜 아빠가 누구냐’를 둘러싼 분쟁이 소송전으로 비화하면서 ‘저작인격권’이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본지 10월 4일자 16면>



 TV용 애니메이션 ‘뽀롱뽀롱 뽀로로’ 시리즈의 캐릭터와 영상 등을 제작한 ㈜오콘의 김일호 대표는 4일 공동 사업자로 기획·마케팅을 담당한 ㈜아이코닉스엔터테인먼트의 최종일 대표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장을 냈다. 국내에서는 흔치 않은 소송으로 저작물을 창작한 자가 누구이며 저작인격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확인해 달라는 것이다.



 저작권법 전문 변호사 등에 따르면 저작권은 ‘창작자’에게 인정되는 권리다. 주로 미국과 유럽 등 법률 선진국에서 발달했다. 이 저작권은 저작물의 경제적 가치·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저작재산권’과 저작물을 만든 이의 인격적 이익을 대상으로 하는 ‘저작인격권’으로 나뉜다. 저작인격권은 저작물 창작에 직접 참여한 사람만 주장할 수 있는 권리로 양도나 상속이 불가능하다. 반면 저작재산권은 양도 등이 가능하다.



 저작인격권이 중요한 것은 저작재산권자가 저작물을 다시 만들거나 수정하려면 저작인격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무단으로 저작물의 동일성에 손을 대거나 저작자의 성명·칭호를 바꾸는 것은 고의 여부를 불문하고 저작인격권 침해행위가 된다. 현재 우리 저작권법에 의한 보호기간은 50년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미국과 같이 70년으로 연장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뽀로로 캐릭터의 저작재산권은 오콘과 아이코닉스 외에 애니메이션 방영을 담당한 EBS, 투자자인 SK브로드밴드 등 4개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다. 오콘의 김 대표도 이를 인정한다. 그러나 이와는 별개로 수년 전부터 저작인격권을 침해당했다는 입장이다. 오콘 측은 소장에서 “피고 아이코닉스는 기획·광고·마케팅의 역할을 했을 뿐”이라며 “저작권법상 뽀로로 캐릭터 및 영상저작물의 창작적인 표현 형식 자체를 직접 맡은 오콘만이 단독 저작자”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아이코닉스의 최종일 대표 측은 “오콘이 뽀로로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영상으로 만든 것은 맞지만 공동 작업을 한 것을 두고 ‘우리가 진짜 창작자’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대법원은 2009년 “애니메이션 영상저작물에 이용된 캐릭터 작성에 2인 이상이 관여했더라도 그중에서 창작적인 표현 형식 자체에 기여한 자만이 저작자가 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뽀로로 캐릭터 제작 과정이 어떠했는지를 놓고 양측 간에 진실 공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조강수 기자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