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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레놀, 약국서 사야 안전하다고?

중앙일보 2011.10.05 00:24 종합 18면 지면보기



경실련·보건사회연 조사
약국 93%, 부작용 안 알려
수퍼서 살 때와 차이 없어
당번약국 대부분 휴일 문닫아
시민 83%“약 수퍼서 팔아야”





회사원 최은숙(44·여·서울 관악구)씨는 일주일 전 퇴근길에 동네 약국에서 해열진통제 타이레놀을 샀다. 머리가 아파서다. 최씨가 약사에게 타이레놀을 달라고 하자 약사는 “2000원입니다”고 말했다. 최씨는 두통 때문에 두어 달에 한두 번 약국에서 타이레놀을 산다. 회사 근처나 지하철역 주변, 동네 약국 등 발길이 닿는 약국을 이용한다. 최씨는 “약사들이 가격만 얘기할 뿐 어느 곳에서도 약 복용 주의사항을 들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경실련 조사 결과 최씨가 다니는 약국뿐 아니라 대다수의 다른 약국들도 그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민 10명 중 8명 이상이 감기약 수퍼 판매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감기약 수퍼 판매 반대 입장이 무색해진 것이다. 복지위 의원 24명 중 한나라당 손숙미 의원을 제외한 23명이 감기약 부작용 우려 때문에 수퍼 판매를 반대하거나 유보한다고 했다.

 










부작용이 있어 약사들이 팔아야 한다고 했지만 이번 조사에서 실제 부작용을 설명하는 약국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경실련은 지난달 17~27일 전국 당번약국(휴일에 문을 여는 약국) 336곳을 방문해 해열진통제(타이레놀)·소화제(속청·크리맥)·연고(후시딘) 등 세 가지 상비약을 샀다. 이 중 313곳(93%)이 주의사항을 알려주는 복약지도를 하지 않았다. 지난 4월 조사 때(95%)와 차이가 없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도 4일 가정상비약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보사연은 지난달 26~29일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조사했다. 응답자의 83.2%가 상비약 약국 외(수퍼) 판매에 찬성했다.



 응답자의 78.3%는 야간이나 공휴일에 약국이 문을 닫아 상비약 구매 불편을 경험했다. 상비약 구입 시 가장 큰 불만사항으로는 ‘야간이나 공휴일에 구입하기 곤란하다’는 답변이 61.4%로 가장 많았고 비싼 가격(9%), 약사의 설명 부족(8%) 등이 뒤를 이었다.



 경실련 사회정책팀 남은경 부장은 “이번 조사에서 보듯 상비약을 수퍼에서 파는 거나 약국에서 파는 거나 차이가 없다는 것이 입증됐다”며 “국회는 더 이상 상비약 약국 외(수퍼) 판매에 대한 국민적 요구를 무시하고 약사회의 이익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복약지도(服藥指導)=약사가 의사의 처방전에 맞게 조제한 약을 환자에게 건넬 때 의약품의 명칭, 용법·용량, 효능·효과, 저장 방법, 부작용, 상호작용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서비스. 복약지도료는 약국의 약품 값 외에 조제료(행위료)를 구성하는 5가지 항목 중 하나로 현재는 720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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