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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죽음의 조, 박정환 탈락

중앙일보 2011.10.05 00:20 경제 15면 지면보기
<본선 32강전> ○·천야오예 9단 ●·박정환 9단









제 13 보



제13보(143~158)=대마의 반 토막이 잡힌 뒤 바둑은 급속도로 종국을 맞게 된다. 흑의 박정환 9단은 총력을 기울여 백의 허점을 노렸으나 156에서 귀가 살아 버리자 더 이상 해볼 데가 없었다. 157로 하나 찔러 본 뒤 158로 받자 박정환은 묵묵히 돌을 거뒀다.



박정환 9단이 속한 B조는 문자 그대로 ‘죽음의 조’였다. 조선족 박문요 5단은 LG배 우승자이고 천야오예 9단은 세계대회 2회 준우승자다. 리저 6단은 세계대회 입상 경력은 없으나 중국랭킹에선 셋 중 가장 높은 3위의 기사(※현재는 천야오예가 3위, 리저는 7위). 또 박정환은 바로 직전 열린 후지쓰배에서 우승했고, 한국랭킹 2위에 세계랭킹 3위인 최강의 신흥 강자다.



한데 여기서 가장 나이 어리고 가장 상승세를 보이던 박정환이 첫 희생자가 될지는 진정 몰랐다. 박정환은 첫날 리저에게 진 뒤 이튿날 천야오예에게 패하며 2패로 가장 먼저 탈락했다. 가장 약할 것으로 여겨졌던 리저는 박정환과 박문요를 연파하고 제일 먼저 16강에 올랐다.



최종일에 천야오예와 박문요가 맞붙어 천야오예가 승리하며 16강 티켓을 따냈다.



후지쓰배 우승자 박정환의 탈락을 보며 바둑도 정글의 시대로 접어들었음을 실감한다. 예전엔 이름난 강자들은 어느 정도 승리가 보장됐었다. 하지만 지금은 세계대회 우승자라도 단칼에 떨어질 수 있다. 약자가 없다. 누가 누구 칼에 쓰러질지 아무도 모르는 험악한 정글의 시대다.



박치문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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