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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나경원 돕겠다” 안철수 “박원순 지원 그때 가서 생각” … 이미 시작된 대선 싸움

중앙일보 2011.10.05 00:19 종합 4면 지면보기



4년 만에 선거 지원 박근혜



박근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나경원 후보를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김정권 당 사무총장이 4일 전했다. 김 총장은 3~4일 이틀 동안 박 전 대표와 세 차례 통화를 했다. 김 총장은 통화에서 조만간 확정될 복지 당론이 박 전 대표의 ‘생애 주기별 맞춤형 복지’와 같은 맥락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서울시장 선거대책위원회 구성과 관련한 당 지도부의 생각을 설명하고 선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처음엔 “생각해보겠다”고 했지만 나중에 김 총장에게 전화를 걸어와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복지 당론에 대해 설명을 듣고는 ‘잘 정리하셨네요’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대표와 김 총장이 지원 시기나 방법에 대해서도 서로 다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안다”며 “2~3일 내로 박 전 대표의 구체적인 액션(action)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표의 대변인 격인 이정현 의원도 “박 전 대표가 ‘조만간 직접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전 대표가 선거 지원에 나서는 건 2007년 대선 당시 이명박 후보를 지원한 이후 4년 만이다. 박 전 대표가 나 후보를 돕더라도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이번 선거가 ‘박근혜 선거’로 흘러가선 안 된다”는 인식이 강하다. 친박계인 유승민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회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내년 대선의 전초전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야당의 논리”라며 “이번 선거는 일관된 정책선거로 나가는 게 맞고 대선 전초전이라는 논리에 대해서는 당이 배격해야 한다”고 말했다.



 





10·26 서울시장 보선에 출마한 야권 박원순(왼쪽)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희망의 나눔 걷기’ 행사에 참석해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후보의 만남은 야권 후보 단일화(3일) 이후 처음이다. [강정현 기자]






서울시장 선거 구도를 ‘박근혜 대 안철수’의 대결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감안해 이런 말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의 나 후보 지원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원순 후보 지원으로 이어져 서울시장 선거가 내년 대선의 전초전 성격으로 바뀌는 걸 친박계는 부담스러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친박계 일각에선 “안 교수가 나서든 말든 박 전 대표는 최선을 다해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므로 선거 구도의 변질 여부에 대해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지원 시기에 대해선 견해가 분분하다. 서울시장 선대위가 꾸려지는 6일께 박 전 대표가 출범식에 참석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박 전 대표가 김 총장과의 통화에서 선대위 출범식 참석에 대해 긍정적으로 얘기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다른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가 나 후보를 지원하기로 결심한 이상 뜸을 들이면 안 된다. 지원하려면 확실히 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므로 빨리 나서는 게 좋다”고 했다. 6일 발족할 ‘나경원 선대위’는 현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친이·친박 화합 캠프로 꾸려진다. 이종구 서울시당 위원장과 원희룡(3선)·박진(3선) 의원이 공동으로 선대위원장을 맡는다. 선거 실무를 지휘할 선대본부장직은 친박계의 이성헌 의원과 친이계의 진영 의원, 선대위 고문은 친박계 홍사덕 의원과 친이계의 이재오·정몽준 의원이 위촉됐다.



 하지만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13일 이후에 움직일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홍사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건강한 상식으로 판단하면 백발백중”이라며 “선거 지원에 나서려면 선거운동 기간(13일부터)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박 전 대표는 선거 지원에 나서더라도 선대위에서 직함을 맡지 않고 일종의 ‘리베로’(이탈리아어로 ‘자유인’이라는 뜻)로 나 후보와 다른 지역에 출마한 당 후보들을 도울 예정이다.



글=신용호·정효식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



지원 가능성 열어둔 안철수









안철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4일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에 대한 지원 여부와 관련, “(요청이 오면) 그때 생각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 여의도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박 후보를 공개 지원할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정치권에선 “선거가 박빙 구도로 가면 안 원장이 박 후보를 공개 지원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다.



 안 원장은 지난달 6일 박원순 변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뒤 “대학교 보직을 맡은 교수가 정치 지원 활동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지난달 7일 구미 ‘청춘 콘서트’)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안 원장은 박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양보한 뒤 오히려 지지율이 올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를 위협하고 있다. 안 원장이 박 후보 지원에 나설 경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서울대 교수도 공무원이긴 하지만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의무를 지지는 않는다”며 안 원장의 선거 지원 활동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려놓은 상태다. 다음은 안 원장과의 문답.



 -박 후보로 단일화된 데 대한 입장은.



 “잘된 거 같다. 그분(박 후보)이 있어서. 나는 박 변호사를, 그분을 믿는다.”



 -박 후보가 3일 ‘안 원장이 도와주면 좋겠다’고 했는데, 직·간접으로 도울 의사가 있나.



 “하하. 아직 생각해본 적 없다.”



 -박 후보가 직접 도움을 요청하면 어쩔 것인가.



 “그러면 그때 생각해보겠다.”



 -박 후보가 본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보나.



 “다 사람들에게 달린 거 아니겠나. 시민들에게 달린 거다.”



 -박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해야 한다고 보는가.



 “그건 그분이 판단하실 몫인 거 같다.”



 박 후보는 4일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박경철 안동 신세계병원장과 (선거 지원) 얘기를 나누고 있으며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도움이 필요하면 요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박 원장은 안 원장과 함께 전국을 돌며 ‘청춘 콘서트’를 진행해온 안 원장의 최측근이다. 박 원장은 3일 오후 8시 박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된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 글은 한 자도 쓰지 않고 웃음(‘^^’)을 나타내는 이모티콘(인터넷에서 감정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는 기호)만 딱 한 개 올려 네티즌 사이에 화제가 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는 박 후보 측의 ‘안풍(安風·안철수 바람) 재연’ 움직임에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나 후보는 “‘안철수 바람’은 정치권에 성찰을 요구하는 바람이었지만, 경선이 이어지고 박원순 후보로 정해지면서 사실상 그 의미는 퇴색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후보와 박 후보는 4일 오후 3시 서울 청계천에서 열린 ‘희망 나눔 걷기 대회’에서 대진표 확정 이후 처음 마주쳤다. 나 후보가 박 후보에게 “정책선거를 당당하게 하자”고 하자 박 후보도 “‘네거티브(상대방의 약점을 들추는 선거운동)’는 하지 말자”고 받았다.



 남궁욱 기자, 유미혜 jTBC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박근혜
(朴槿惠)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1952년
나경원
(羅卿瑗)
[現] 한나라당 국회의원(제18대)
[現] 한나라당 최고위원
1963년
안철수
(安哲秀)
[現] 서울대학교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
1962년
박원순
(朴元淳)
[現] 법무법인산하 고문변호사
195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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