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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스마트 그리드’ 한국이 가장 빠르다

중앙일보 2011.10.05 00:03 경제 8면 지면보기






이휘성
한국IBM 사장




초유의 정전 사태를 초래한 9·15 단전 사태 이후 스마트그리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마트그리드는 각 가정의 전력 사용 변동량을 실시간으로 파악하고 정전 위험을 곧바로 각 가정에 전달할 수 있어 정확한 수요 예측과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스마트그리드 정책이 처음 등장한 배경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의 대규모 정전 사고가 있었다. 미국은 2003년 대규모 정전 사고를 경험하면서 전력망의 근대화를 위한 스마트그리드 정책 마련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단순히 노후된 그리드망을 개선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종산업 간의 융합산업으로 서로 다른 장치 및 시스템을 접속하여 상호 운용성을 높이기 위해 스마트그리드 표준화에 많은 노력과 투자를 하고 있다.



 한국의 전력계통망은 크게 발전, 송·변전, 배전, 고객의 네 분야로 나누어지며, 분야별로 전산화가 잘 돼 있다. 하지만 정작 각 분야에서 제공되는 데이터는 통합되어 있지 않다. 정확한 전력 수요 예측을 위해서는 각 분야에서 제공되는 정보가 하나의 플랫폼 위에서 통합돼야 한다. 통합된 데이터의 분석 없이는 정확한 전력 수요 및 부하 예측이 불가능하다.



 즉, 4개 전력계통망의 정보 통합과 이를 통한 정확한 분석이 이루어져야만 정확한 전력 수급 활동이 가능하며 경제발전계획과도 연계될 수 있다. 각국이 각축전을 펼치고 있는 스마트그리드의 주도권 경쟁은 결국 IT통합플랫폼 구축 역량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이것을 위한 데이터는 전력계통망에서 나오는 데이터 외에 정확한 중·장기 날씨 예측 및 다양한 정보가 필요하다. 또 가능한 한 많은 정확한 정보를 통해 최적화된 에너지 관리시스템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것이 스마트그리드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것이 완성돼야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수급이 가능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전기자동차 등의 다양한 스마트그리드 활성화에도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사실 전 세계 스마트그리드 분야에서 우리나라만큼 단기간에 많은 것을 이룬 나라도 드물다. 정부가 2030년까지 국가 단위로는 처음으로 스마트그리드를 구현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한 후, 주요 8개국(G8)에서 스마트그리드 선도국으로 선정됐다. 더불어 제주 실증단지에서 진행한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 스마트그리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단지는 한국 스마트그리드 기술의 집합체로, 한국의 스마트그리드 미래를 보여주는 곳이다.



 이곳에서도 스마트그리드가 제대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160여 개 입주사, 11개 컨소시엄 간의 데이터 연계와 통합, 종합 관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행히 제주 스마트그리드 통합운영센터에는 국제전기표준회의(IEC) 기반의 공통정보모델이 구축되어 있어 통합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확한 전력 수요 분석과 예측,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정전 사태는 스마트그리드가 경제성장과 미래를 위해 가장 시급히 추진해야 할 사안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건이었다. 정부와 산업계는 물론 이제는 사회 전반의 관심과 공감대를 바탕으로 스마트그리드를 구축하기 위해 한층 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휘성 한국IBM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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