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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음식점 가면 ‘까칠한’ 손님이 되자

중앙일보 2011.10.05 00:02 경제 8면 지면보기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또다시 경제위기가 닥쳐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잘하고 있는데, 해외에서 불어닥친 금융위기의 여파가 국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란다.



 해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에게 유럽과 미국의 경기 침체는 곧바로 심각한 위기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출주도형 경제구조는 내수산업을 키워냄으로써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이웃 일본이야, 인구도 1억 명이 넘고 내수시장도 탄탄한 편이어서 우리보다는 영향이 적다고 한다.



 인구 1억 명이라는 버팀목이 없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관광객이 답이다. 최근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폭증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무기로 내수의 체력을 키울 수 있는 호조건이 마련되고 있다.



 요식업을 예로 들어보자. 이미 다양한 대기업이 요식업에 진출해 있지만, 독식이 지나쳐 중소기업이나 개인자영업자를 위협할 정도의 대기업은 없는 것으로 안다.



 산업의 성격에 따라 대기업이 더 효율적인 경우가 있고 중소기업이 더 효율적인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자영업자 수가 많고, 최근 관광객이 늘고 있는 우리에게 요식업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단 얘기다.



 우리나라 요식업이 발전하기 위해서 특히 중요한 것이 고객의 역할이다. 십수 년간 다양한 음식점과 와인바 등을 운영한 경험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객들의 특징은 분명하다.



 바로 고객의 90% 이상이 음식 맛이나 서비스의 질에 대해 지적을 별로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오히려 일행 중의 한 명이 까탈스럽게 이것저것 지적하면 그에게 핀잔을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불만을 느낀 고객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결과는 무서울 정도다.



 사실 음식점주나 종업원들 입장에서는 문제를 지적하는 고객이 달가울 리 없다. 속칭 ‘진상’이라고 부르며 무작정 피하려 하는 경향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를 지적하는 고객의 말을 경청하면서 수정할 것은 고쳐나가는 음식점은 반드시 성공한다.



 까다로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그만큼 어렵지만 이들을 만족시키고 나면 또 다른 다수의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은 훨씬 수월하다.



 고객의 불평불만을 접수하는 일이 되레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관광객들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찾았던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다시 우리나라를 재방문하지 않는 경우가 상당수라 들었다. 숙소가 마음에 안 들었을 수도 있고,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았을 수도 있다.



 ‘문제 제기를 하는 내국인 고객’은, 해외 관광객의 재방문을 유도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존재다. 최근 정부는 내수를 띄운다는 목표 아래 된장·고추장 관련 사업을 ‘중소기업형’ 사업으로 정하고 이에 대한 대기업의 진출을 직간접적으로 막고 있다. 그러나 그런다고 중소기업이 꼭 이 분야에서 성공할까.



 보다 중요한 것은 사업 영역의 구분이 아니라 경쟁이 공정하게 이루어지느냐 하는 점이다. 정부의 감시가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되돌아보면 역대 정권 중에 중소기업의 사업 분야를 보호하겠다고 외치지 않은 적이 없다. 그런데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같은 방식의 규제만 고수하는 정부를 보면 답답한 기분이 들 때도 있다.



 오늘날의 대기업도 과거엔 중소기업에서 출발해 성장한 곳이 많다.



 업종을 떠나 장사가 잘되는 집일수록,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에 귀를 기울이는 법이다. 비단 음식점만이 아니다. 모든 분야에서 잘못된 부분은 서로의 업그레이드를 위해 지적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서비스업의 발전에 있어서 고객의 지적은 반드시 필요하다. 오늘부터라도 대한민국의 서비스 산업 발전과 내수 진작을 위해 가차없이 지적을 하는 ‘진상 고객’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따끔한 지적을 할 줄 아는 고객을 키워내고, 그에 맞춰 잘못된 점을 시정하는 일이, 대·중소기업 간 장벽을 쌓는 것보다 더 중요하다.



이철형 와인나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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