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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주택자, 내년에 팔면 ‘세금폭탄’ 피한다

중앙일보 2011.09.28 04:52 부동산 및 광고특집 1면 지면보기



양도소득세 중과 피하고 장기보유 공제 혜택





요즘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으로 가장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주택을 여러 채 가진 다주택자들에게 세금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다. 쉽게 주택을 팔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시장에 임대 및 일반주택 공급을 늘리고 전세난을 완화하겠다는 목적이다.



다주택자들이 주택을 거래할 때 한가구를 가진 사람들에 비해 가장 부담이 큰 세금 규제는 두 가지다. 일반 양도소득세율(6~35%)이 아닌 50~60%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양도소득세 중과’와 아무리 오래 가지고 있어도 혜택을 받지 못하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배제’다. 참여정부 때 다주택자를 주택 투기로 인한 집값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투기이익을 환수한다며 도입한 제도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 들어서 주택 시장이 침체되고 전세난이 심각해지자 다주택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생겨났다. 임대주택 및 일반 주택 공급자로서의 역할이다. 그리고 지난해 8월 ‘주택거래 정상화 방안’을 통해 양도소득세 중과를 내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풀었다. 그리고 이달 들어 정부는 내년부터 다주택자에도 연 3%씩 최대 30%까지 장기보유특별공제 혜택을 주겠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다주택자에게 부과하던 가장 큰 세금 부담 두 가지를 모두 풀어준 셈이다.











 이에 따라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도 전략은 어느 때보다 신중해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느 시점에 파느냐에 따라 세금 부담이 수천만원씩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예컨대 서울 강남구 자가에 살면서 송파구에 두 채의 집을 더 가지고 있는 김모씨가 2004년 4억원에 산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106㎡)를 처분하려고 한다고 하자. 현재 시세인 6억원에 판다고 가정할 때 올해 팔면 5960여만원을 세금을 내야 한다. 양도세 중과가 유예돼서 일반 과세가 적용된다. 내년에 같은 가격으로 판다면 양도세 중과 유예와 장기보유특별공제가 적용되면서 세금 부담은 4340여만원으로 1600여만원이나 줄어든다. 하지만 2013년 이후 팔았을 때 세금부담은 다시 1억260만원으로 크게 늘어난다. 양도세 중과세 유예가 내년 끝이 나고 2013년 부활하기 때문이다.



 현재 양도세 중과를 내년까지 유예하는 게 아니라 완전히 폐지하는 방안을 국회에서 논의하고 있지만 아직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현재까지 확정된 계획만을 놓고 따지면 내년에 주택을 처분할 경우에 가장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기억할 점이 또 있다. 양도세 중과 유예 대상은 내년까지 파는 주택뿐 아니라 구입하는 주택도 해당한다. 내년까지 주택을 구입해서 다주택자가 된다면 해당 주택은 언제 팔아도 다주택자에 부과하는 양도세 중과 부담 없이 기본 세율을 적용받아 처분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변수는 주택임대사업이다. 정부는 임대주택 공급을 늘리기 위해 다주택자가 한 채라도 전세를 놓고 임대사업 신고를 하면 거주하는 주택에 한해 1가구1주택자에게 적용하는 양도세 비과세 혜택을 주기로 했다. 이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주택 세 채를 가진 사람이라면 두 채를 임대사업으로 신고하면 1채에 대해선 1가구1주택자와 마찬가지 세율로 양도세를 낸다는 이야기다.



 예를 들어 이모씨가 A아파트(13년 전 3억원에 사 현 시세 12억원), B아파트(7년 전 4억원에 사 현재 7억원), C아파트(5년 전 3억원에 사 현재 5억원)를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이씨가 임대사업자로 등록하지 않고 이 아파트를 처분하는 기장 기본적인 방법은 양도차익이 가장 많이 나는 주택부터 파는 것이다. 양도차익이 적은 순으로 올해 C아파트, 내년 B아파트, 2013년 A아파트를 처분하면 세금 부담이 가장 적다. 1년에 두 채 이상을 팔 경우 누진률이 적용돼 세금이 높아지므로 한 채씩 파는 게 정석이다.



 이렇게 적용하면 올해 C아파트를 팔 때 5960여만원, 내년 B아파트를 팔면서 7040여만원, 2013년 A아파트를 처분하면서 580여만원을 각각 내야 해 3채를 모두 파는 데 1억3580여만원의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그런데 올해 주택임대사업용으로 B아파트와 C아파트를 신고한다고 하자. 이렇게 되면 가장 양도차익이 많아 세금부담이 컸던 A아파트를 올해 당장 처분해도 세금을 580여만원만 내면 된다. 1가구1주택자 기준으로 양도세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기억할 점은 이렇게 되면 임대주택으로 사용하는 B와 C아파트는 5년 이상 처분할 수 없다. 5년 이상 임대를 해야만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런 과정으로 2016년 B아파트를, 2017년 C아파트를 각각 처분한다고 하면 최종 내는 세금은 1억580여만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같은 아파트 3채라도 주택임대사업으로 처분할 때가 3000만원 이상 세금을 줄일 수 있는 셈이다.



 국민은행 원종훈세무사는 “정부가 다주택자를 대상으로 세금을 완화해주는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면서 이를 제대로 활용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절세할 수 있는 폭이 크게 달라지게 됐다”며 “보유주택수, 양도차익, 주택보유기간, 양도세 중과세 폐지 논의 향방 등 다양한 변수가 많으므로 세무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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