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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때 반골 … 지금도 그런 성향”

중앙일보 2011.09.28 01:00 종합 6면 지면보기



양승태 대법원장 취임



양승태 신임 대법원장 취임식이 27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서 열렸다. 양 대법원장은 취임사에서 “열린 마음으로 국민으로 하여금 법원 속을 들여다보게 하고, 반대로 우리가 국민 속으로 들어가 마음을 열어 보임으로써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투명하고 열린 법원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승식 기자]



27일 양승태 대법원장이 도입을 시사한 ‘보석조건부 영장 제도’는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석방의 조건을 정하는 것이다. 이 제도를 도입하면 법원은 피의자에게 보증금을 내게 하고 석방한 다음 수사기관이나 법정에 불출석하면 즉시 구속하고 보증금은 돌려주지 않는다. 거주지 등으로 주거를 제한하거나 피해자·참고인에 대한 접근금지 등의 조건을 내걸어 이를 어겼을 때에도 즉시 구속할 수 있다. 이미 법원과 국회에서 제도 도입을 여러 차례 검토했으나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대법원은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구속영장제도 전반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홍동기 공보관은 “검찰 등 관계기관과 함께 국회에 의견을 전달하고 입법 검토를 건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양 대법원장과의 일문일답.



 -대법원 구성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다.



 “대법원은 다양한 시각을 가진 사람이 법령의 통일된 해석을 논의하는 게 본래 기능에 맞다. 외형적으로 다양한 모양새를 갖추는 것도 중요하다. 특정학교, 특정지역 일색이 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다만 대법원에 연간 3만6000여 건이 접수되는 상황을 고려하면 고도의 법률적 소양과 경험을 갖춘 사람이 필요하다는 현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저변이 넓어야 선택할 사람이 있게 된다.”



 -판결이 보수적이었다는 평가엔.



 “대학 다닐 때는 반골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지금도 그런 성향이라고 생각한다. 서울 북부지원장 시절 개명신청 사건을 대부분 인용해 줬다. 법을 준수하고 수호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엄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법관 생활을 해 왔다. 일률적으로 보수다, 진보다 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



 -대법관 증원은 전혀 고려하지 않나.



 “미국에서 만난 한 목사에게 한국에는 대법관이 13명이라고 하니까 어떻게 재판을 하느냐고 반문했다. 미국에서는 연방대법관 9명도 많다고 한다.”














 -취임사에서 법률전문가이기 전에 인격자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적은 인력으로 많은 사건을 처리하다 보니 법 이론에 정통하고 일 빨리 하는 젊은 법관을 선발하는 게 가치를 발휘해 왔지만 이제는 사정이 달라졌다. 머리만 좋은 젊은 사람이 재판하는 데 대해 국민들이 미흡함을 느낀다.”



 -대법원장 인선 때 인사검증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가 마음 바꿨는데.



 “대법원장 될 생각이 없었고 나름대로의 인생 계획이 있었기 때문에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겠다고 한 것은 사실이다. 여러 친지들이 나라에 선택권을 주는 게 옳지 않겠느냐고 설득했다. 임명권자에게 선택권을 좀 더 넓혀 드리는 게 나라를 위하는 일이라고 생각해 마음을 바꾸게 됐다.”



 -요즘 영화 ‘도가니’를 보고 법원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영화는 보지 못했지만 간단한 보고를 받았다. 실제 사건을 모델로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달리 나타난 걸로 안다. 국민이 분개하고 있는데 어떤 경로로든 해명을 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글=이동현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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