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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암 환자 두 배 이상 급증”

중앙일보 2011.09.28 00:31 종합 17면 지면보기
2030년에는 암 진단을 받는 환자의 수가 지금의 두 배 이상으로 급증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암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도 크게 늘어 감당하기 힘들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유럽종합암회의 보고서

 런던에 있는 영국 킹스 헬스파트너스 통합 암센터 소속 리처드 설리번이 이끄는 국제공동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럽종합암회의(EMCC)’에서 “2030년에는 전 세계의 연간 신규 암 환자 수가 27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연간 신규 암 환자 수인 1200만 명의 2.25배에 이르는 수치다. 현재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매년 750만 명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와 함께 암 치료 비용도 급증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선진국조차 지탱하기 힘든 수준이 돼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새로운 암 환자에게 들어가는 비용은 이미 한 해 2860억 달러(약 336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총 의료비의 50%를 넘는 비용이다. 보고서는 질병으로 인한 생산성 손실 가운데 4분의1 정도가 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이 손실액이 1조 달러(약 1174조5000억원)를 조금 밑도는 것으로 계산했다.



 보고서는 또 선진국들이 현재 건강복지 예산의 4~7%를 암 치료에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건강복지 예산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6%이고, 영국도 8%에 이른다. 영국의 경우 지난 4년 동안 유방암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년 10%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암 환자들은 암 진단을 받은 첫해에 치료 비용 지출과 생산성 감소 등으로 인해 평균적으로 수입의 4분의1 정도가 줄어든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유럽에서 암 진단을 받는 환자는 한 해에 320만 명에 이른다. 보고서는 암 치료 비용이 급증하는 이유로 고령화와 건강관리 수요 증가뿐 아니라 혁신적 의학기술 도입 및 고가의 암 치료제 개발을 꼽았다. 단적인 예로 영국에서 1970년대에 쓸 수 있었던 암 치료제는 35종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100종 가까이 된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일부 제약사가 내놓은 신약은 1인당 연간 치료비가 수천만원에 이르기도 한다고 지적했다.



 환자와 의료진이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고가의 치료제를 남용하고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연구진은 고작 수명을 몇 달 더 늘려주면서 3회 투여에 10만 달러(약 1억 1700만원)나 드는 전립선암 세포 치료제를 사례로 들었다.



 설리번 교수는 “지금 암 치료 비용을 줄이고 관리하는 노력을 시작하지 않으면 수백만 명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며 “비용이 늘어나면 가난한 사람은 고가의 치료를 받지 못해 소득 수준에 따른 (암 치료의 질적인) 불균형이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치료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암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며, 이런 방법을 암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크게 지고 있는 개발도상국에도 소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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