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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에도 끄떡없는 천연향기·황제삼계탕·흑삼 …

중앙일보 2011.09.28 00:28 경제 11면 지면보기
불황에도 웃는 아이템이 있다. 명품이다. 루이뷔통·구찌·페라가모 같은 외국 명품업체는 최근 5년 동안 국내에서 연속 두 자릿수 성장했다. 불황에도 웬만해서는 씀씀이에 영향을 받지 않는 고급 수요층이 주 고객이어서다.


“비싸도 품질만 좋다면 …” 고가형 아이템 창업 눈길

창업 시장도 마찬가지다. 불황 때 허리띠를 졸라매는 고객을 겨냥한 저가(低價)형 창업 아이템뿐 아니라, ‘불황에 맞선’ 고가(高價)형 아이템도 인기를 끈다. 고가 아이템은 아무나 가질 수 없는 이미지와 좋은 품질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은 “고가 아이템은 까다로운 고급 소비층을 상대로 하는 만큼 품질과 서비스에 일반 제품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글=김기환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실내 공기 관리업체 ‘아이센트’ 직원이 벤츠 매장에서 향기를 점검하고 있다. 이 회사는 명품 향수 원액으로 만든 향기를 서비스한다. [김성룡 기자]





화장실에서 한번쯤 봤을 법한 향기 분사기. 여기엔 향기를 공간에 내뿜기 위해 액화석유가스(LPG)나 에탄올같이 인체에 유해한 휘발성 화합물을 넣은 경우가 많다. 이런 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명품 향수 원액만 쓰는 업체가 있다. 실내 공기 관리 업체 ‘아이센트’(www.iscent.co.kr)다. 이 회사는 계약을 맺은 곳에 자체 개발한 ‘에어큐’라는 장치를 설치하고 향수 원액을 공급한다. 최영신(53) 아이센트 대표는 “인테리어 같은 기본 요건에 만족한 고급 소비자가 다음으로 찾는 것이 향기”라며 “장소에 컨셉트를 넣고 싶은 손님들을 위해 선보인 ‘향기 배달’ 서비스”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에 고객 회원으로 등록하면 에어큐를 무상 설치해 준다. 월 회비는 공간이 클수록 상대적으로 싸다. 33m²(10평) 기준 회비는 9만원으로 일반적인 실내공기 관리 서비스 업체의 회비인 2만원보다 네 배 이상 비싸다. 하지만 165m²(50평)는 23만원으로 일반(10만원)의 두 배 남짓하다. 최 대표는 “대형 건물 공조기에 장비를 달면 1155m²(350평) 규모의 공간을 월 70만원에 관리할 수 있어 일반 공기 관리 서비스 비용과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아이센트는 사업을 프랜차이즈 가맹점 형태로 운영한다. 물품비 5000만원을 준비하면 창업할 수 있다. 최 대표는 “인공향보다 자연향을 원하는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기업체의 고급 전시장이나 대형 쇼핑몰·피트니스센터, 각종 VIP실 같은 곳에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친환경·웰빙 먹거리도 고급 수요가 꾸준한 창업 아이템이다. 예컨대 ‘흑삼’ 제품의 대리점 판매 같은 것이다. 성창근(56) 충남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연구실에서 만든 벤처 기업 ‘대덕바이오’(www.dbio.co.kr)의 제품이다. 흑삼은 인삼을 아홉 번 찌고 말려 만든다. 세 번 찌고 말려 만든 홍삼에 비해 세 배의 노력이 든 셈이다. 성 교수는 “각종 논문을 통해 흑삼이 기존 수삼·홍삼에 비해 유효 사포닌 성분이 2~10배 많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한약재를 일절 추가 사용하지 않고 순수 6년근 인삼을 엄선 가공해 만든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제품 가격은 50mL 30포 기준 20만원대. 같은 규격 홍삼 제품(10만원대)의 약 두 배다. 성 교수는 “값은 비싸지만 효능이 좋다는 입소문을 타고 최근 흑삼 절편, 흑삼 파우치 등 다양한 가공제품에 대한 주문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서민 식품을 고급화한 경우도 있다. 국순당 계열의 술 판매 프랜차이즈 ‘느린마을양조장’(www.yangone.co.kr)은 ‘수제 막걸리’를 출시했다. 매일 양조장에서 갓 만든 막걸리를 선보인다는 컨셉트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산 쌀과 물, 누룩·효모만으로 빚은 무첨가 막걸리”라며 “일반 막걸리보다 3~4배 비싸지만 고급 음식점에서 많이 찾는다”고 소개했다.



 ‘카페쿠로다이’(www.kkurodai.com)는 메뉴 중에 ‘명품 붕어빵’을 내세운다. 개당 3000원이다. 붕어빵에 호두·검은깨·블루베리·녹차·팥을 넣어 만들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찹쌀을 넣어 겉은 바삭하지만 속은 쫄깃한 게 특징”이라며 “20~30대 여성 직장인들이 점심식사 대용으로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삼계탕 체인 ‘보라돌솥삼계탕’은 한 그릇에 3만5000~5만원짜리 ‘황제 삼계탕’을 선보였다. 이영칠(59) 사장은 “장뇌삼 여러 뿌리와 한약재를 넣어 만들었다”며 “‘보약’이란 이미지 덕분에 일부러 찾는 손님이 많다”고 전했다.



 이경희 소장은 “고급 제품과 서비스는 소비자에게 가격에 걸맞은 품질을 갖췄다는 것을 설득시키는 게 핵심”이라며 “제품 설명서나 안내문을 통해 차별점을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급 제품에 어울리는 인증을 받는 것도 방법이다. 특허나 효능에 대한 인증서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고가형 아이템은 일반 창업에 비해 고객층이 얇다. 이 소장은 “고객층을 넓히려면 비싼 제품 한두 가지만 취급하지 말고 일반 가격대 제품도 갖춰놓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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