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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인생과 미래가 더 나아지는 꿈꿀 수 있는 나라”

중앙일보 2011.09.28 00:23 종합 31면 지면보기



알랭 드 보통,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 들고 첫 방한



영어판보다 한국어판이 먼저 출간된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들고 한국을 첫 방문한 알랭 드 보통. [연합뉴스]



나직한 목소리, 꿈꾸는 듯 맑은 눈빛, 소심하게 꾹꾹 눌러쓰는 사인. 일상에 대한 철학적인 에세이로 유명한 소설가 알랭 드 보통(42)이 한국을 찾았다. 『왜 나는 너를 사랑하는가』가 30만 부 이상 팔린 것을 비롯, 『여행의 기술』 『불안』 등 주요 저작의 국내 총 판매부수가 100만 부가 넘는, 유달리 한국에서 사랑 받는 작가다.



 27일 만난 드 보통은 “한국에 독자가 많다고 들어선지 모두가 친구 같다. 활력과 열정, 미래에 대한 열망이 넘쳐 보인다. 여행자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한국은 인생과 미래가 더 나아질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을 것 같은 나라”라고 말했다. 그는 전날 자신의 트위터(@alaindebotton)에 한국의 첫인상을 “수줍음과 쑥스러움, 두 가지 감정이 지배적인 곳”이라고 썼다.



 - 수줍음과 쑥스러움을 언급한 이유는.



 “영국에서처럼 한국 사회에도 그런 감정의 역할이 있는 것 같다. 상대에 대한 예의를 지키기를 바라는 사회의 특징일 게다. 다른 사람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과 자아 사이의 갭 같은 건데, 도덕이 시작하는 지점 아닐까.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 첫 한국 방문이다. 접해본 한국 영화나 드라마, 책이 있다면.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 영역판을 읽고 있다. 아쉽게도 두 아들(5세, 7세)을 키우느라 한국 영화는 물론, 최근 5년간 어떤 영화도 못 봤다. 한국 건축·공예·도자기 등에도 관심이 많다.”



 드 보통의 방한은 신작 『무신론자를 위한 종교』를 알리기 위해서다. 마니아층이 두터운 그의 책을 선점하기 위해 출판사가 일찌감치 판권 계약에 나섰다. 자국 출판사에서 책이 나오기도 전에 한국어 번역판이 먼저 발간되고 초판으로 2만 부를 찍는 이례적인 경우다.



 - 책에서 현대 사회가 종교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거라 했는데.



 “초자연적인 것을 믿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종교적인 데 매료될 수 있다. 세속화된 사회에서 뭔가 허전한 느낌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절·성당·교회 특유의 분위기나 의식에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나 자신도 그런 사람이고. 종교는 교육과 예술, 육체의 활용에 대해 좋은 아이디어를 많이 가지고 있다. 내 결론은 종교의 아이디어를 빌려서 우리 인생과 사회를 풍요롭게 만드는 게 어떨까 하는 것이다.”



 스위스 출신인 드 보통은 현재는 영국 런던의 직접 지은 집에 산다. 소설을 포함해 10여 권의 베스트셀러를 꾸준히 내는 비결에 대해선 “매일 1000단어씩 쓰는 걸 규칙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드 보통은 다음 달 1일 오후 홍익대 앞 와우북 페스티벌에서 사인회를 여는 등 2일까지 서울에 머무른다. 중앙일보 10월 1일자 ‘사람섹션 j’에 심층 인터뷰가 실린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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