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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화포럼 월례 토론회 <58> ‘차기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

중앙일보 2011.09.28 00:23 경제 9면 지면보기



소득 2만달러 시대 ‘소녀시대형 대통령’ 필요



한국선진화포럼이 2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차기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을 주제로 월례토론회를 열었다. 왼쪽부터 토론에 나선 박성희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안세영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





차기 대통령에 대한 향후 역할이 수면 위로 올랐다. 학계 전문가들은 다음 정부의 국정 과제로 “공공철학 확립, 저출산 해결, 국방 과학화”를 제시하고 ‘소녀시대형 대통령’ ‘돌봄과 위로’ 같은 리더십을 주문했다. 27일 한국선진화포럼이 주최하고 중앙일보가 후원해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차기 대통령의 역사적 소명’ 토론회에서다.



 이날 토론은 현 정부에 대한 평가와 최근의 ‘안철수 신드롬’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송호근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정치보다는 사업을 하는 ‘프로젝트 정부’에 가깝다. 현 정부의 ‘정치 실종’이 안철수 쇼크를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토론자로 나선 이종찬 전 국가정보원장은 “‘안풍’은 정당정치가 붕괴되는 세계적 흐름 속의 사건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의회민주주의가 금융위기와 세대 간 갈등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한계 현상이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토론자들은 차기 대통령의 핵심 과제로 ‘사회 공통의 가치 확립’을 꼽았다. 박성희 이화여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이를 “물질적 풍요를 정신·문화적 풍요로 업그레이드하는 과제”라고 표현했다. 박 교수는 “청년창업 열풍이 전 지구적으로 불고 있다. 돈을 왜, 어떻게 벌어야 하는지에 대해 청년층이 부모세대와 다른 길을 모색하기 때문”이라며 “이 흐름을 읽는 이가 차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호근 교수도 “한국 정치 지도자들은 사회 갈등이 극심할 때 돌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공통 가치를 만들어 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중산층이 공통적으로 지향하는 내면적 가치가 형성되지 않은 채 소득 2만 달러를 넘어섰고, 복지를 둘러싼 뒤늦은 갈등이 최근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카리스마 리더십을 벗어나라”는 요구는 토론자 모두에게서 나왔다. 함성득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군인 대통령은 무력과 정치자금을, 양 김(DJ·YS) 대통령은 지역 대표성과 공천권을 쥐었기 때문에 카리스마가 있었지만 지금은 명령형 통치가 불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함 교수는 ‘조정형 리더십’ ‘팀워크의 국정 운영’을 대안으로 내놨다. 비유하자면 대통령은 가수 나훈아나 남진이 아닌 소녀시대·슈퍼주니어 같은 그룹 스타가 돼야 한다는 것. “내각의 자율권을 줘야 한다. 성공한 장관이 여럿 나오면 자연히 성공한 대통령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송 교수는 “대처·레이건·미테랑 같은 카리스마 정치인은 국민소득 1~2만 달러 시대를 지나면 등장하기 어렵다. 현 시대에는 섬세하게 위로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민은 가부장적 리더십에 지쳤다. 김난도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100만 부 이상 팔리는 것을 보라”고도 말했다.



 차기 대통령의 경제·외교정책 과제도 논의됐다. 최종찬 전 건설교통부 장관은 “저출산·노령화라는 양대 문제 중에서 저출산에 재정을 더 투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이 유권자 수가 많은 노인복지는 신경 쓰지만 육아·교육정책에는 상대적으로 무관심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종찬 전 국정원장은 “병력을 축소하고 장비를 첨단화하는 과학국방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쳤다.



심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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