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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가니 실제 학교 폐교 검토”

중앙일보 2011.09.28 00:21 종합 20면 지면보기



광주교육청 “장애인 학생 성폭행 사건 학교 … 학생들은 전학시킬 것”



장애인 성폭행 문제를 다룬 영화 ‘도가니’.



광주광역시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인화학교 학생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거센 파장을 몰고 왔다. 지난 22일 개봉 이후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광주교육청이 사건이 일어났던 학교를 폐교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2005년 사건 발생 당시 가해자들이 집행유예나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고, 일부는 학교에 멀쩡히 복직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네티즌들과 시민들의 분노를 산 탓이다.



 광주시교육청은 2년 뒤 개교하는 공립 특수학교에 청각장애 학급을 만들고 인화학교에 대한 위탁 교육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위탁 교육을 취소하고 학생들이 전학을 가면 인화학교는 폐교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게 교육청의 생각이다. 김대준 광주시교육청 대변인은 “공립 특수학교가 생기면 인화학교 문제가 자연스럽게 정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청은 또 인화학교에 주는 연간 18억여원의 지원금도 줄이기로 했다. 2000년 100여 명이었던 학생 수는 2005년 75명, 현재 22명으로 줄었다. 다른 지역으로 전학을 갔기 때문이다. 광주 광산구도 지난 22일 인화학교가 소속된 사회복지법인 ‘우석’에 이사진 교체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실화에 바탕을 둔 영화를 본 관객들이 공분을 한 것은 피해 학생들이 고통에 몸부림치는 동안 가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만 받았다는 점이다. 피해 학생의 부모들이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가해자들과 합의를 했기 때문이다. 박찬동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장애가 있는 부모들이 가해자들의 회유에 넘어가 고소를 취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당시 항소심을 맡았던 이 모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죄질이 나빴지만 고소가 취소돼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1심 판결 전 고소가 취소되면 공소기각 판결을 내리지만, 2심 중이었기 때문에 다른 성폭행 사건과 형평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2000년부터 일어났던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 건 2005년 6월이다. 참다 못한 한 직원이 광주 장애인성폭력상담소에 이 사실을 폭로한 것이다. 경찰·검찰 수사에 이어 국가인권위의 조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처벌은 약했다. 그해 11월 구속된 김모(63) 행정실장과 이모(41) 교사는 각각 징역 1년과 2년을 선고받았다. 김씨는 2000~2004년 학교에서 7~20세 청각 장애인 학생 6명을 성폭행하거나 성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국가인권위도 2006년 8월 김모(사망) 교장과 박모(64) 교사 등 가해 교직원 6명을 성폭행과 성추행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1심에서 각각 징역 5년과 10월형을 선고받은 김 교장과 박 교사는 2008년 7월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를 했다는 이유였다. 학생들을 성추행한 행정실 직원 김모(46)씨와 전모(46) 교사는 공소시효가 지나 처벌받지 않았고, 전씨는 2008년 1월 학교에 복직까지 했다.



 특히 성폭력 혐의를 받은 김 교장은 한편으론 특수학교 교사의 본분을 강조하는 논문을 쓰기도 했다. 그는 2005년 7월 ‘청각장애 학교에서의 바람직한 교사상 : 배려하며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인 삶’이란 제목의 논문에서 “특수 교사는 단지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이 아니다”고 적었다. “장애학생들의 눈과 귀가 되어 주고, 팔과 다리가 되어 주며, 또한 그들의 입이 되어 주어야 한다”고도 했다.



 영화의 인기와 함께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음 아고라에선 재조사를 요구하는 네티즌 청원운동에 4만4000여 명이 서명했다. 인화학교성폭력대책위는 30일 오후 7시 모임을 열기로 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한 재수사는 어렵다. 특정 사건에 대해 판결이 확정되면 그 사건을 다시 소송으로 심리·재판하지 않는다는 일사부재리의 원칙 때문이다. 다만 추가 범행이 드러난다면 보강 차원의 수사는 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설명이다.



광주=유지호 기자





◆도가니=광주광역시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인화학교 학생에 대한 성폭력 사건을 다룬 영화 제목이다. 2009년 6월 공지영씨가 쓴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화했다. 사전적으로는 흥분이나 감격 따위로 들끓는 상태를 이르는 말이다.

광주 인화학교 성폭행 교직원 처벌 현황



- 교장 김모씨(설립자 장남·2009년 7월 사망)-1심에서 징역 5년과 추징금 300만원, 2심에서 집행유예

- 행정실장 김모씨(63·설립자 차남)-1심과 항소심에서 각각 징역 1년 선고

- 교사 이모씨(41)-1심과 항소심 서 각각 징역 2년 선고

- 교사 박모씨(64)-1심 서 징역 10월, 2심에서 집행유예

- 행정실 직원 김모씨(46)-공소시효 지나 처벌받지 않음

- 교사 전모씨(46)- 공소시효 지나 처벌받지 않음. 2008년 1월 복직



*전씨를 제외한 5명은 학교를 떠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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