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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힘 … 성균관·중앙대 ‘교육혁신’모델로

중앙일보 2011.09.26 01:24 종합 4면 지면보기
김준영(60) 성균관대 총장은 올 1월 취임 이후 5개월간 54개 학과 교수 1000여 명을 만났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도시락 모임이다. 이렇게 격식을 탈피한 자리에서 그가 던진 질문은 매서웠다. “우리 대학이 앞으로 살아가려면 어느 분야를 키워야 하느냐” “교수는 어떻게 뽑는 게 낫나” “융합학문이 대세라는데 가르쳐 볼 생각은 없나” 등이다.


2011 대학평가 - 종합평가 <상> 대학 경쟁력
‘기업 참여 대학 개혁’ 성과

 그는 재단이사들에겐 “대학을 한 단계 도약시키려면 지원이 더 필요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닌다. 김 총장은 “삼성그룹이 1996년 이 대학의 경영에 참여한 이후 학교가 획기적으로 달라진 만큼 교수와 직원들의 의욕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김 총장이 대학 내부의 가교(架橋) 역할을 자임해 학교 구성원들과 재단 사이를 오간 결실은 빠르게 구체화했다. 성균관대는 올 6월 발전계획(비전 2020)을 확정해 앞으로 10년간 교수 수를 현재 1250명에서 1700명으로 대폭 늘리기로 했다. 이에 맞춰 국제학술지 게재 논문 수를 현재 2782편에서 5000편으로 상향 조정했다. 재단의 지원을 받아 교수를 대거 뽑는 만큼 파격적인 연구 실적으로 투자에 보답하겠다는 것이다.









성균관대는 지난 5월 마무리된 중앙학술정보관 증축 공사로 860석의 열람실 좌석을 늘렸다. 14개의 스터디룸을 비롯해 전자매체 자료실·장애학생 지원센터·휴식카페도 새로 들어섰다. 학생들이 학술정보관 내 휴게실 카페에 모여 그룹 스터디를 하고 있다. [김태성 기자]



 삼성그룹은 96년 이 대학 재단을 인수한 이후 1조원을 투자했다. 그 덕분에 재단 인수 전 학생 1인당 387만원이던 교육비가 올해 1856만원으로 5배로 뛰었다. 기업의 과감한 투자를 바탕으로 한 선진 경영 혁신이 이어지면서 교수들의 연구성과도 크게 향상됐다. 이 대학에서 9년째 연구활동을 하면서 40여 건의 과제를 수행한 최재붕 기계공학부 교수는 “재단의 든든한 후원, 원하는 연구를 할 수 있게 하는 대학의 지원이 없이는 불가능한 결과”라고 말했다.



 중앙대 역시 2008년 두산그룹이 경영에 참여한 이후 확연히 달라졌다. 두산이 중앙대 재단을 인수하기 전인 2006년 경영학부에 입학한 배성현(25)씨는 “군 제대 후 학교에 와보니 첨단 고층건물이 들어서고 잔디밭이 생겨 이곳이 어딘가 싶었다”고 말했다. 두산그룹 인수 이후 시설 신·증축에 투입된 돈은 17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학교로 들어온 법인 전입금은 700억원에 이른다. 대신 교수·직원에 대한 업적 평가가 이뤄졌으며,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된 학과들은 통폐합됐다.



 이런 가운데 교수들의 연구역량이 향상되면서 지난해 국제학술지 논문 1000여 편이 나왔다. 두산의 재단 인수 전에 비해 25% 늘어났다. 올해 대입 수시모집에서는 전년과 비교해 지원자 수가 45%나 증가했다. 총 9만여 명이 지원해 45대1이라는 사상 최고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그렇다면 성균관대나 중앙대 등 ‘기업형(型) 대학 혁신’이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하게 할 수 있을까. 올해 초 취임한 안국신(64) 중앙대 총장은 “대학 구성원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대학 혁신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두산 인수 초기 군사작전을 하듯 학과 통폐합을 추진하다 반발을 산 경험을 염두에 두는 듯했다.



 안 총장 역시 재단과 구성원 사이의 가교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그는 교수 300명을 만나 적극적으로 지원할 연구 분야를 탐색했다. 이 대학 안상두 화학과 교수는 “대학 발전에는 재정이 절대적 역할을 한다”며 “제대로 된 투자만 이뤄진다면 한국 대학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평가팀=강홍준 차장(팀장), 최선욱·강신후 기자

교육팀=김성탁·박수련·윤석만·김민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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