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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의회, 10월 MB 방미 때 한·미FTA 비준 가능”

중앙일보 2011.09.26 00:59 종합 14면 지면보기



로스레티넌 미 하원 외교위원장 인터뷰





“이제 버락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의 결단만 남았다. 미국 의회는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



 일리애나 로스레티넌(Ileana Ros-Lehtinen·59·공화당·사진) 미국 하원 외교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은 전적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언제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한 뒤 외교위원장에 올랐다. 오바마 정부의 외교정책을 견제하는 공화당 진영의 최전선에 서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외교정책에 대한 그의 발언은 미국은 물론 세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24일(현지시간) 뉴욕 한인단체가 주관한 정치자금 모금 행사 참석차 뉴욕을 방문한 그를 숙소에서 단독 인터뷰했다(괄호 안은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



 -한·미 FTA 비준에 남은 걸림돌이 있나.



 “의회에선 아무런 걸림돌도 없다. 오바마 대통령이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하는 일만 남았다. 오바마는 늘 FTA를 지지한다고 말하면서도 비준안 제출은 3년이나 미뤄 왔다. 이제 결단의 순간이 왔다. 오바마 대통령이 다음주 초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한다면 이명박 대통령 방미(다음 달 13일)를 전후로 비준안 처리를 마무리할 수도 있다.”



 -남북의 2차 비핵화회담이 지난주 끝났다. 지난 7월 복원된 북·미 대화도 새 국면을 맞고 있다.



 “대화는 무성하지만 구체적인 어떤 실천도 이뤄지지 않았다. 늘 그래왔듯 북한은 대화를 명분으로 시간을 끌 것이다. 이게 걱정이다. 대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북한에 대한 제재도 약화했다. 당근만 남고 채찍은 사라졌다. 이런 식으로 가면 다시 북한에 끌려간다.”



 -북한은 6자회담 재개를 원한다고 말하고 있다. 대화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할 수 있을까.



 “과거에도 6자회담을 해 봤지만 성과가 없었다. 북한 스스로 회담을 거부하고 호전적인 태도로 돌변했다. 북한에 대한 단호한 봉쇄조치를 풀어선 안 되는 이유다. 미 정부가 2008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빼준 건 치명적인 실수다. 지금이라도 재지정해야 한다.”



 -유엔 개혁을 주장하고 있는데.



 “미국은 한 해 77억 달러의 국민 세금을 유엔 운영자금으로 대고 있다. 그런데 쿠바나 북한 같은 불량국가가 유엔 군축회의 의장국이 되는 게 말이 되나. 이런 활동에 미국인 세금을 쓰도록 내버려 둘 수 없다. 쿠바·북한·중국·러시아·사우디아라비아처럼 인권탄압 국가가 참여하는 유엔 활동엔 미국이 낸 자금을 쓸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의회에 제출해 놓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유엔을 통해 국가 지위를 인정받으려 하고 있다.



 “팔레스타인도 언젠가 국가로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있다. 이스라엘과 평화협정을 먼저 맺어야 한다. 그런데 팔레스타인은 무장단체인 하마스와 연립정부를 구성하고 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단체다. 이런 단체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이스라엘과의 평화협정은 요원하다. 팔레스타인은 정회원국 지위 요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거부되면 이를 유엔총회로 가져갈 것이다. 그러나 당장 총회 표결까지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궁극적으로 팔레스타인이 노리는 건 정회원국 지위라기보다 표결권 없는 ‘단체(entity)’에서 ‘국가(state)’로의 승격일 것이다.”



 -당신은 대표적인 대만 옹호론자로 꼽힌다. 이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것인가.



 “중국이 강력한 군사력과 거대한 경제력을 갖췄다고 눈치만 봐선 안 된다. 중국은 우리의 중요한 무역 파트너이지만 미국은 한국과 대만 같은 동맹국 지원에 더 앞장서야 한다(로스레티넌은 미 의회 내 친대만파 모임인 ‘대만 코커스’의 주축이기도 하다. 그는 대만에 업그레이드된 F-16 전투기를 팔라고 오바마 행정부를 압박해 중국을 불편하게 만들기도 했다).”



 -미 의회는 전통적으로 국익 앞에서 단결된 모습을 보여 왔다. 최근엔 그렇지 않은 것 같은데.



 “서로 입장 차가 크면 격하게 논쟁도 벌이는 게 민주주의의 본모습 아닌가. 그렇다고 서로에게 총질을 하거나 의자를 집어던지지는 않는다. 쿠바나 북한에선 반대할 자유도 없다.”



 -최근 쿠바는 사유재산을 부분적으로 인정하는 등 공산주의 경제체제를 개혁하려 하고 있다.



 “그 정도론 아무런 변화도 이끌어낼 수 없다. 집을 사고팔 수 있게 됐어도 집 살 돈이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나. 공산정권의 붕괴만이 쿠바를 변화시킬 수 있다.”



뉴욕=정경민 특파원





◆일리애나 로스레티넌=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태어난 뒤 8살 때 공산혁명을 피해 조국을 떠났다. 히스패닉계 여성으로는 첫 연방 하원의원이다. 플로리다주 18선거구에서만 1989년 이후 11선을 했다. 자택 응접실에 한국 시골풍경을 담은 판화작품을 걸어둘 정도로 대표적인 친한파다. 대북 봉쇄정책을 주장하는 그의 입장은 북·미 직접대화를 주창해 온 존 케리 상원 외교위원장과 대조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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