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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 황제’ 이승철, 아프리카에 학교 10개 짓는 사연

중앙일보 2011.09.26 00:46 종합 18면 지면보기



한 소녀가 준 깨달음 “빈곤 끊으려면 무지부터 끊어야 … ”



가수 이승철씨(왼쪽)와 카디자가 24일 서울 동부이촌동에서 산책을 하며 밝게 웃고 있다. 카디자는 이씨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눈수술을 받고 웃음을 되찾았다. [굿네이버스]





“사랑이란~그 말은 못해도~먼 곳에서 이렇게 바라만 보아도~모든 걸 줄 수 있어서~사랑할 수 있어서~난 슬퍼도 행복합니다.”



 지난 23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청담동 차움(차병원이 운영하는 안티에이징 건강관리센터) 7층 야외무대. 아프리카 차드에서 날아온 여덟 살 소녀 카디자 아바카가 유창한 한국말로 가수 이승철(45)의 ‘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를 부르기 시작했다. 한국 아이가 노래하는 거라고 해도 믿을 만큼 또렷한 한국어 발음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카디자의 어깨에 손을 얹고 응원해주던 이씨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씨가 ‘차드의 영혼, 카디자를 위한 이승철의 자선 파티(Charity Night)’라는 이름으로 연 콘서트 현장에서 벌어진 장면이었다. 콘서트가 끝난 뒤 이씨는 “구호 단체 ‘굿네이버스’와 함께 아프리카 지역에 1년에 한 개씩 10년간 총 10개의 학교를 짓는 ‘빈곤 끊기’ 프로젝트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그는 “60억원의 예상 공사비 중 절반가량은 내가 내고, 나머지는 시민들의 모금을 이끌어내 충당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학교와 보건소 등을 한 세트로 건립, 하나의 마을을 짓는 것과 같아 한 곳당 6억~7억원이 들 것으로 이씨는 추산했다. 그는 이미 카디자가 사는 마을에서 착공에 들어간 학교 건립 비용으로 굿네이버스 측에 2억원을 전달했다.











 이 모든 일의 시작엔 카디자가 있었다. 이씨는 지난 3월 봉사활동차 찾아간 차드에서 실명 위기의 카디자를 만났고 지난달 그를 한국으로 데려왔다. 이씨와 친분이 있던 차병원이 무료로 수술을 해줬다. <본지 8월 18일자 31면> 수술 후 아이는 시력을 완전히 되찾진 못했으나 빛을 감지할 가능성이 있음이 확인됐다. 이에 대한 감사의 표시로 이씨가 차움 회원 120명을 초청해 연 것이 이날의 미니 콘서트였다. 공연 수익금의 일부를 카디자를 위해 쓴다는 말에 회원들은 흔쾌히 티켓 값도 냈다.



 이씨는 10여 년 전부터 심장병 어린이들의 수술을 후원해왔지만, 선행이 외부에 알려지는 걸 꺼렸다. 그런데 카디자를 만난 뒤로 모든 것이 바뀌었다. 배움이 부족했던 카디자의 엄마는 아이의 눈에 난 작은 티눈을 치료해주지 못했고, 그로 인해 아이가 실명 위기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그때 깨달았어요. 빈곤의 사슬을 끊으려면 무지부터 타파해야 하며 그러려면 많은 학교를 지어야 한다는 걸 말이죠. 그리고 그건 나 혼자의 힘으론 한계가 있다는 것도요.”



 이씨는 “내가 앞장 서서 나눔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한 달 보름 동안 한국에서 이씨 부부의 각별한 보살핌을 받은 카디자 모녀는 26일 차드로 돌아간다.



송지혜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이승철
(李承哲)
[現] 가수 196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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