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스페셜 리포트] “증시 전망하기가 무섭다 … 하루하루 뉴스따라 등락 갈릴 듯”

중앙일보 2011.09.26 00:29 경제 2면 지면보기



증권사 리서치센터장 5인, 주식·환율·채권 긴급 진단















자고 일어나면 달라지는 시장. 밤새 미국과 유럽에서 날아온 소식에 요동치기 일쑤다. “세계 경제가 위험국면에 진입했다”(라가르드 IMF 총재)는 경고는 ‘R(Rec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가 멀지 않았다는 얘기로 들리기도 한다. 외풍이 심했던 지난주 코스피 지수(1697.44)와 원화 가치(1179.8)는 연중 최저로 주저앉았다. 주식·채권·외환 모두 변동성이 확 커지면서 하루 앞을 전망하기도 쉽지 않아졌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솔직히 앞날을 전망하기가 무섭다. 보고서를 내놓고 나면 상황이 또 달라진다”고 혀를 내두르기 일쑤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지금이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데 입을 모은다. 비관론자 중엔 “유럽이 2008년 리먼브러더스 사태 수준에 버금가는 금융위기로 접근하고 있다”며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내놓기도 한다. 25일 본지는 2010~2011년 ‘중앙일보·톰슨로이터 애널리스트 어워즈’에서 상위 10대 리서치센터로 꼽힌 증권사 중 KTB·하나대투·삼성·하이투자·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5명에게 긴급 설문을 돌렸다. 거기에 낙관론이 설 자리는 없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달 들어 그리스가 6차 자금 지원을 받는 데 실패하고 유럽 메이저 은행의 신용등급이 강등되면서 지난달 미국 신용등급이 하락될 때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며 “모든 사태가 리먼 사태 때와 닮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의 은행 등 금융회사가 상대 금융사를 믿지 못하고 그 때문에 요구하는 금리가 높아지는 ‘카운터파티 리스크(거래상대방 위험)’가 커졌고,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급증해 금융기관이 달러 경색에 빠졌다”는 이유다.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은행끼리 서로 돈을 빌려주지 않고 유동성이 순식간에 마르는 상태로 가는 신용경색이 온 것 같다”며 “주가가 내리고 위험자산을 많이 갖고 있는 나라의 환율과 금리가 함께 오르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상황은 (유럽 문제가 불거진 뒤) 처음 있는 일이다. 별로 좋은 상황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 문제가 경제 전체의 펀더멘털(기초여건)을 건드리기 시작했다.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2008년 금융위기의 재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럽과 미국, 브릭스 국가가 공조를 통해 금융상황을 얼마나 빨리 안정시키느냐에 달려 있다”며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중순까지 다양한 정책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어 최악의 상황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5개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은 “당분간 시장이 널뛰는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지환 센터장은 “유럽 문제와 관련해 어떤 대책이 나오면 오르고 안 나오면 내리는 식으로 하루 하루 뉴스에 따라 등락이 엇갈리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금요일 미국 증시가 조금 반등한 만큼 주초에 국내 증시도 살짝 반등할 수는 있다”며 “하지만 큰 폭 상승은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바닥이 더 깊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환율은 ‘달러 강세-원화 약세’의 흐름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게 공통된 의견이다. 송재학 센터장은 “지난 23일 원화 가치는 정부 개입으로 장 막판 급상승했다”며 “하지만 펀더멘털이 크게 바뀌지 않은 만큼 원화 가치가 다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희운 센터장은 “유럽 재정통합과 같은 강력한 조치가 있기 전까지 유럽계 은행은 자금 마련을 위해 해외 자산을 팔 것”이라며 “유럽계가 국내 증시에서 돈을 빼내면 원화 가치도 약세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채권 시장도 주식·외환 시장과 마찬가지로 “변동성이 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그럼에도 채권 시장은 다른 시장에 비해 양호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윤석 센터장은 “외국인이 국내 채권을 대량으로 팔 것이란 불안감이 있지만 아직까지 그런 조짐은 없다”고 말했다.



허진 기자
공유하기

중앙일보 뉴스레터를 신청하세요!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