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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지는 ‘R의 공포’ 피하고 보자 … 엄브렐러 펀드 주목

중앙일보 2011.09.26 00:24 경제 10면 지면보기








최근의 시장은 살얼음판 같다. 미국의 더블딥(이중침체) 가능성과 유로존 재정위기, 중국의 긴축 가능성 등 불안감이 커져 작은 충격에도 쉽게 깨지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이 강등된 지난달 초부터 코스피는 갈팡질팡이다. 지난달부터 23일까지 38거래일 중 하루 등락률이 3%를 넘는 경우가 11일이나 됐다.



 어디로 튈지 예측할 수 없는 ‘시계 제로’의 장세가 이어지며 투자자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은 최근 보고서에서 “세계 금융시장이 긴밀하게 연결돼 모든 위험자산의 가격과 투자 수익률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리스크 온, 리스크 오프’ 경향이 커지고 있다”며 “시장의 스트레스가 커지면 공포심에 사로잡힌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을 마구 내다팔며 변동성도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흔들리는 시장에선 어떻게 투자해야 할까. 소나기는 일단 우산으로 피하고 보는 것도 방법이다. 다양한 유형의 펀드를 ‘아들(子) 펀드’로 거느린 엄브렐러 펀드(전환형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우산이 여러 개의 부챗살로 이뤄졌듯 엄브렐러 펀드는 머니마켓펀드(MMF)와 주식형·채권형·혼합형 펀드, 인덱스, 레버리지, 인버스 등 국내 펀드와 해외 펀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별도의 수수료를 내지 않고 펀드 내에서 다른 유형의 펀드로 갈아타거나 비중을 조절할 수 있어 변동성 장세에서 위험 관리에 뛰어나다. 그만큼 하락장에서 강하다는 얘기다.



 엄브렐러 펀드는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자가 카멜레온처럼 투자의 색깔을 바꿀 수 있어 ‘카멜레온 펀드’로도 불린다. 다만 펀드 전환 여부를 투자자가 판단해야 하는 위험은 있다. 자산의 특성이나 장단점을 모르면 오히려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며 손실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해 현금 비중을 조절하면서 추가 수익을 노리는 전략도 구사할 수 있다. 지수의 2배로 움직이는 레버리지 ETF나 지수와 반대로 움직이는 인버스 ETF를 통해 시장 수익률을 앞서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투자증권 최창규 연구원은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수록 ‘제2의 주식’으로 불리는 현금을 적정한 수준으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며 “적절한 현금 비중을 유지하며 레버리지 ETF와 인버스 ETF를 활용하면 투자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배당 주식도 최근과 같은 급락장에서는 유효한 투자 상품이다. 배당 성향이 높은 주식의 경우 주가가 떨어질수록 배당 수익률이 커지기 때문이다. 교보증권 변준호 연구원은 “배당주는 변동성 장세에 유용한 데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일반적으로 하반기 성과가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과 KT 등 통신주와 신한지주 등 금융주 등이 유망한 종목으로 꼽힌다. 종목 투자가 부담스럽다면 ‘KOSEF 고배당 ETF’와 같은 고배당 ETF에 투자할 수도 있다. 배당 관련 지수를 따르는 이 ETF는 주가 상승에 따른 수익과 배당 수익을 동시에 추구한다.



 채권에 관심이 있다면 국채와 회사채, 하이일드 채권과 이머징마켓 채권 등의 투자 비중을 적절히 조정하는 ‘전략적 채권펀드’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 피델리티자산운용의 채권부문 담당자인 앤디 웨버는 “경기 불확실성과 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광범위한 채권 자산군에 투자를 분산하는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엄브렐러(umbrella) 펀드=하나의 ‘모(母)펀드’ 아래 성격이 다른 여러 개의 하위 펀드(자펀드)가 우산살처럼 뻗어 있는 펀드다. 수수료 부담 없이 자펀드 사이에서 옮겨 타기가 가능하다. 1982년 영국의 투자자들이 세금 감면을 위해 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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