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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57> 창립 50주년 맞은 경제협력개발기

중앙일보 2011.09.26 00:02 경제 14면 지면보기



OECD 한국 가입 15주년 … 무선인터넷 가입률 1위, 노동시간도 1위





30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창립 50주년을 맞습니다. OECD에서 한국의 의미는 특별합니다. OECD 가입을 서두르다 외환위기를 맞았던 아픔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환위기를 극복한 뒤 OECD에서 한국의 위상은 수직 상승했습니다. 2009년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가 OECD 각료이사회의 의장을 맡았을 정도입니다. OECD 출범 이래 개발원조위원회(DAC·1960년 발족한 선진국 원조 모임)의 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지위가 바뀐 유일무이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OECD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현택 기자











2009년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OECD 각료이사회에서 의장을 맡은 한승수 당시 국무총리가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OECD의 모태는 유럽경제협력기구(OEEC)입니다. OEEC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의 서유럽 원조계획인 마셜 플랜(1948~51년)을 수용하기 위한 기구로 1948년 발족됐습니다. OECD 측은 “세계대전을 치른 뒤 당시 유럽 지도자들이 ‘항구적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패전국 처벌보다는 협력·재건에 힘써야 한다’고 봤다”는 말로 창립의 연원을 설명합니다.



당시 OEEC의 창립 멤버는 오스트리아, 벨기에, 덴마크 등 17개국입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와 유고슬라비아 사이에 있었던 트리에스테 자유지구(이탈리아와 유고슬라비아의 트리에스테 지역 영유권 분쟁을 막기 위해 설치된 도시국가)가 1954년 사라지면서 원년 멤버는 16개국만 남습니다. 이후 서독(1955년), 스페인(1959년)이 각각 가입합니다.



OEEC는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 차원에서 경제 협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1961년 그 범위를 확대하며 OECD로 변신합니다. 이때 미국, 캐나다 등이 합류하게 되었죠. 현재는 한국·호주·이스라엘·헝가리 등이 가입해 34개국으로 확대됐습니다.



매년 수백 개 보고서 … BRICS 국가와 스킨십 강화



OECD는 소위 ‘선진국만의 리그’라는 비판과 함께 신흥국가들로부터 외면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매년 개최되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힘을 받으면서 그 위상은 더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OECD는 ‘BRICS’라 불리는 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남아프리카공화국을 끌어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2007년 5년 OECD로부터 가입을 초청받은 상태입니다. OECD 장관회의에서는 중국·인도·인도네시아·남아공 등의 정부관료를 초청해 협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OECD의 힘은 막강합니다. 매년 발간되는 OECD의 각종 보고서와 통계는 각국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매년 300~500권의 보고서를 영어판과 프랑스어판으로 발간합니다. OECD를 ‘통계 기관’으로 보는 시각이 있을 정도죠.



가장 대표적인 보고서는 격년마다 발간되는 ‘OECD 경제 전망(economic outlook)’입니다. 각 회원국의 경제상황을 분석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제시합니다. OECD 팩트북(factbook)은 매년 OECD 회원국의 주요 통계를 제시합니다. 사회책에서 봤던 지니계수를 비롯해 인구증가율·고령화·자살률·소득불평등·문화여가지출비 등 다양한 수치를 발표합니다. 발간 때마다 논란이 되는 ‘OECD 통신 보고서’도 있습니다. 매년 자국의 통신비가 비싼지 여부에 대한 논란거리로 작용합니다.



OECD의 최고 의결기구는 각료이사회입니다. 전 회원국 각료가 참석해 매년 1회 개최하는 최고의결기구입니다. 올해 5월 OECD 50주년을 기념한 특별각료이사회에서는 김황식 국무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간 나오토 당시 일본 총리,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등 90명의 고위급 지도자가 참석했습니다. OECD는 또 매년 장관회의, 경제장관회의, 정계·시민사회·재계 리더들과의 포럼 등을 개최합니다.



현 OECD 사무총장은 멕시코 출신 앙헬 구리아(61)입니다. 멕시코의 외무장관, 재무장관 등을 역임한 경제통 관료로, 칠레·에스토니아·이스라엘 등 회원국의 다변화와 BRICS 국가들과의 적극적 협력, G20 등 세계 정상회의에서의 OECD 역할 확대 등을 추진했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인구 10만명 당 자살률 28.1명 … OECD 평균의 2배 넘어











우리나라는 1996년 12월 12일 가입했습니다. 올해로 15주년을 맞습니다. 가입 당시에는 “지금 한국 상황에 선진국 클럽 가입이 올바르냐”는 식의 비판이 많았습니다. 급속한 경제 개방으로 인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며 가입을 늦추자는 여론도 있었습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의 주요 원인의 하나로 OECD 가입 당시 자본거래와 외환거래를 자유화했기 때문이라는 비판도 많습니다. 선진국 클럽이라는 OECD에 가입한 지 1년만에 IMF 구제금융을 받았던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합니다.



하지만 금융위기를 극복한 지금, 대한민국은 선진국의 대열에 당당히 진입했습니다. 선진국 진입을 위해 도약하던 15년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당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1만 2587달러였습니다. 경제성장률은 연 9.0%를 기록했습니다. 오늘날의 중국과 맞먹는 성장률입니다. 장기금리율은 13.79%로 OECD 국가 중 1위였습니다. 의료 보건 분야에서는 OECD 최하위권이었습니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4.1개로 스위스(20.8개)의 5분의 1 수준이었고,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도 1.22명 선으로 최하위권이었습니다. 평균수명은 72.8세 였습니다.



오늘날은 어떨까요. 우선 1인당 GDP는 2만 265달러로 올랐습니다.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기준 연 6.2% 수준으로 아직도 높은 편입니다. 요즘 국채 등 장기채무 금리는 3%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인구 1000명당 병상 수는 10.81개로 늘어났습니다. 한국인의 평균 수명도 80세 수준으로 늘어나 세계 20위권입니다. 하지만 아직 인구 1000명당 의사 수는 여전히 2.01명 수준으로 OECD 회원국 평균 3.1명에 아직도 못 미칩니다.



OECD 가입 당시나 지금이나 달라지지 않은 것이 한 가지 있습니다. 바로 OECD 가입국가 중 가장 일을 많이 하는 나라라는 점입니다. 가입해인 1996년 기준 근로자의 연간 노동시간은 2648시간이었습니다. 현재는 2193시간입니다. 14년 연속 1위죠. OECD 가입국 중 유일하게 2000시간을 넘기는 국가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부정적인 분야에서 ‘OECD 1위’인 통계는 적지 않습니다. 대표적인 수치가 바로 자살률입니다. 인구 10만명당 자살률이 28.1명으로 OECD 평균(11.3명)을 2배 이상 뛰어넘습니다. 주요 원인으로는 우울증이 꼽힙니다. 우리나라는 또 결핵발생률과 사망률이 1위(10만명당 90명)입니다. 일본의 4.3배, 미국의 22배라고 합니다. 결핵은 주로 후진국형 질병으로 꼽힙니다. 노인빈곤율(전체 노인 중 중위 소득 미만에 속하는 노인의 비율)도 45%로 1위입니다. 미국이 24%, 일본이 22%, 아일랜드가 31%인 것을 비교하면 압도적입니다.



긍정적인 1위도 있습니다. 무선인터넷 가입률이 89.8%로 1위입니다. 프랑스가 35.7%, 영국이 36.9%입니다. ‘디지털 읽기 소양’ 분야에서도 압도적 1위입니다. 25~34세 청년들의 대학이수율(63%), 고교이수율(98%) 역시 OECD에서 1위로 꼽힙니다.



OECD 외교관은 대대로 ‘경제통’



OECD 대사는 주로 정부의 경제 관료들이 맡아왔습니다. 1995년 파리에 개설된 OECD 가입준비사무소의 소장이 김중수 현 한국은행 총재입니다. 초대 OECD 대사에는 과학기술처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국가경쟁력강화기획단장 등을 역임한 고 구본영 대사가 임명됐습니다. ‘YS(김영삼 전 대통령)의 심중을 읽는 몇 안되는 경제관료’로 꼽힌 인물입니다. 이후 한덕수 주미대사(전 국무총리), 김중수 총재, 권태신 전 국무총리실장, 양수길 녹색성장위원장 등 경제통 관료들이 OECD 대사를 지냈습니다. 현 허경욱 OECD 대사는 세계은행의 ‘젊은 전문가 프로그램(Young Professionals Program)’으로 공직에 입문,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장, 청와대 국책과제비서관, 기획재정부 제1차관을 거쳐 지난해 4월 부임했습니다.



OECD 대표부에는 또 각 경제관련 정부부처들에서 파견된 공무원들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기획재정부·지식경제부·방송통신위원회·국토해양부·국세청 같은 경제관련 부처는 물론이고, 한국은행·수출입은행·KOICA(한국국제협력단)에서도 직원이 파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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